꼬여있던 성격 때문인지, 반복되는 삶의 패턴에 진절머리가 나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이것이 '코로나 블루'라는 것인지. 그 원인이 무엇이건 간에 답답함과 짜증이 가득한 여름을 보냈다.
여느 때보다 더 재미없는 하루들을 보내고 있는 요즘, 친구들을 만나기는커녕 연락조차 안 하고 밖에서 사람을 만나려고 하지 않으니 이 답답함은 끝을 모르고 저 깊이 들어가고 있다.
루틴하게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기도, 또 한편으로는 다른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 채워지고 있다.
퇴근 후에는 회사 일과는 다른 외주 작업 혹은 미팅을 하고, 그것마저 지루해지는 시간이 오면 나를 보러 한 두 명씩 집 앞으로 찾아와 주는 감사한 시간들이 이어지는 저녁이다.
이 정도면 꽤나 잘 살고 있는 것인데, 무언가 풀리지 않을 그 무언가가 자꾸 속에 꼬여서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그 끈을 풀어버리는 것이 어려워 차라리 그냥 가위로 확 잘라버리든, 불로 태워버리든 극단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