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31 - 2025.12.06 @ 선유서가
안녕하세요. 지난 10월 31일부터 두 번째 개인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밤이 깊어져가는 계절로 접어들어 '밤'과 관련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들려드립니다. 신작을 포함한 21점의 원화 전시로 진행됩니다. 그림이 걸려있는 선유서가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니 언제든 들려주세요! 따듯한 커피와 책이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은영 개인전 〈가위질 하는 밤〉 @1989palette
10.31.FRI - 12.06.SAT 09:00-20:00
(기존에 안내된 종료일자에서 전시가 연장되었습니다.)
선유서가 @seonyu_seoga 서울 영등포구 양평로30가길 22 1층
전시 소개
아주 오래전부터 밤이라는 시간에 매력을 느꼈다. 밤은 어둠의 시간이기에 그 속에서 이뤄지는 일들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겉보기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듯 고요하고 잠잠하지만 지구의 역사는 낮과 밤을 구분하지 않고 이어진다. 역사의 반을 밤이 차지하는 셈이다.
정지한 듯 보이는 시간 속에서도 밤은 낮과 다르지 않게 역동적이다. 달맞이꽃이 얼굴을 내밀고, 나방은 꽃의 수분을 나르며 어둠을 비행한다. 낮의 태양빛에 가려졌던 별들은 밤에 더욱 선명히 빛나며, 그 빛을 따라 과거의 사람들은 길을 잃지 않고 역사를 이어왔다. 고요히 잠든 생명들도 사실은 다음날 아침을 살아가기 위한 회복의 시간으로 밤을 보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밤을 통과하며 활발히 일어나는 것이다.
나는 그런 밤의 움직임을 떠올린다. 나의 가위질도 그렇다. 그림은 완결된 채로 머물고 있기에 과정이 드러나지 않을 뿐, 그 안에는 세상이 지닌 다양한 스펙트럼을 관찰하고 종이에 색을 입히고 가위로 자르고 그것을 붙여나가는 행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밤에 하는 가위질의 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예민하고 날렵하다. 시야가 좁아진 어둠을 조각내고 틈을 만든다. 그 틈에서 낮의 잔상을 포착하고 잊힌 기억을 되찾으며 내면의 목소리를 발견한다. 가위질의 서걱이는 소리는 밤이라는 시간을 메우며 행위하는 나와 그 대상을 이어준다.
작가 소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은영은 집을 제일 좋아하지만, 매일같이 밖을 쏘다닌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와 마음에 콕 하고 남은 것들을 글이나 그림으로 꺼내놓곤 한다. 머릿속에 잔상처럼 맴도는 색을 포착해 종이 위에 칠하고 그것을 가위로 오려 붙이는 과정은 마치 기억을 재구성하는 일 같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소개드리는 작품 〈숲이 하는 일〉과 〈내 안에는 빛보다 그늘이 많지만〉입니다. 두 점의 작품은 제가 시인 도종환의 시 「깊은 밤」을 읽고 그린 것입니다.
이 작품과 연계하여 위와 같이 워크숍도 열릴 예정이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참여부탁드립니다. 시, 그림, 그리고 시와 그림 모두를 사랑하시는 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신청은 선유서가 인스타그램 DM으로 받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천체인 보름달을 생각하며 쓴 제 애정 어린 편지도 함께 전시되어 있으니 읽어봐 주세요. 아참, 이 편지는 브런치에도 올린 적이 있답니다...! https://brunch.co.kr/@1989palette/144
그 외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아득히 밤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는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시 작품과 관련하여 굿즈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전시를 관람하시고 방명록도 남겨주시고요!
종종 상주하는 날도 있으니 반갑게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