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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옥수 Jun 05. 2022

도돌이표

다시 듣게 되는 그들만의 갈등

직장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중의 하나가 

관계다.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상대 정해서 욕하기 인거 같다. 


새로 들어온 부서는 사람이 적다. 

날 포함해서 3명 밖에 안된다. 


그러나 같은 공간에서 그 둘의 사이가 좋지 않다면 

나머지 한 사람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 어떤 선택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긴 하다. 


근데 이럴때마다 나는 

그 모든걸 무시하고 초연하게 살기

이런 정해진 답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거 같다. 


소속감이 필요했다. 

이젠 1년 이상 조직이라는 곳에서 적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내 자신과 주변인들에게 알려주어야 했었으니 말이다. 




재입사 한 이래 첫 날에 


3개월이라는 수습 평가 기간 동안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살기로 마음 먹었다. 


아니 어떻게 직장에서 그럴 수 있느냐 하겠지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만 먹으면 생각보다 쉽다.


센터 안에 성격이 다른 2팀이 모이는 자리에서 주간회의 시간에 첫 인사를 전했고 


끝으론 열심히 해달라는 부탁 등, 다음엔 좀 더 편안한 사적자리에서 모여보자 등 

(코로나가 계속 기승이었기 때문에 이루어지진 못했지만) 

그런 이야기가 주였다. 


어쨋든 직원들과 이야기하는 바는 극도로 줄이기 위해 

점심시간에 자발적으로 혼자 밥을 먹기로 했다. 

누구도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면 내가 나서서 식사를 함께 하자고 하지도 않았다. 


내 일상 이야기나 과거 이야기를 이젠 자세히 떠벌린다고 해서 

그렇게 공감받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질문받지도 않은 일을 

굳이 이렇게 많이 이야기한다라고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업무에 궁금한 것은 사수에게 물어볼 수 있으니 

그걸 묻고 달성해야 할 실적을 파악하는 것이 주였다. 

그게 더 실제로 중요했다. 


어느덧 1~2개월이 지난 지금쯤

사수와 팀장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누구도 뭐라고 할 것 없이 

제 3자인 나에게 


'저 0대리는 책임감이 부족하다'

'저 팀장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다'


등 서로의 감정을 내게 표현하기 시작했다. 



부서원들끼리 달성해야할 실적은 나누는 회의를 입사한지 3개월차에 들어갔다. 


진행해야하는 프로젝트인 단위사업을 여전히 사수인 대리가 담당자로써 적용한다고 하여 

부서 안 실적을 6:4의 비율로 신입인 나에게 6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실적이 부여가 되었다. 


팀장은 그 6의 몫을 가져가야 하는 나를 걱정하는 듯했고 

대리의 반응은 그게 합당한거 마냥 보였다. 나중엔 사내 메신저 쪽지로 괜찮겠냐고 물어보긴 했지만 

사실 당시엔 뭐가 많고 적고를 알 수 없었던 때인터라 


그냥 열심히 수치에 맞게 올라가본다면 가능하지 않겠나고 생각했다. 

복잡한것을 굳이 복잡하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 뒤에 최고 직위자가 회의에서 나가자 

팀장과 다시 실적을 가지고 일을 나누는 중에 


" 못하겠으면 못하겠다고 이야기하고, 하여간 0대리는 책임감이 없어서 일이 항상 많다고 하는 편이니 솔직하게 이야기해"


라는 말을 들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성격이 정말 다른 조직인거 같으나 같은 실수들을 저지르는 조직이 많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도 많다고 느낀다. 


쉽게 믿을 수 없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게 되면 남는 것은 


내 생존이다. 

생존 이야기를 다시한번 끄적이며 

남길만한 거리로 삼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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