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의 높은 곳에서 일찍 잠이 깨어 커튼을 걷으니. 여명이란 말이 무색하게 비 나리는 새벽은 다른 색이다. 그러고 보니 사무실 이름을 ‘효원’이라 지었었지. 새벽벌. 거침이 없던 시절에는 상큼한 그 의미가 그리 좋더라. 시간이 지나갔네. 내가 지금 내려다보는 벌에는 빌딩과 나무가 촘촘하고. 바야흐로 인공의 빛과 하늘의 빛이 교대를 준비하고 있다. 가을의 새벽은 왜 이리 쓸쓸하지? 비가 나리는 탓만은 아닐거야. 아~ 나의 새벽은 이미 저 멀리 가 버렸나? 그 상큼한 단어는 더이상 나와 어울리지 않으려나? / 인천 송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