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복도로 이바구공작소 버스정류장은 잘 꾸며져 있다. 아랫 마을과 같이 재개발되지 않는 것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려는지? 집요한 도시재생이 처절하게 아름답다. 정류장은 기다리는 곳. 도시의 여느 곳과 다름 없이, 바쁜 사람들은 차를 기다리고, 무료한 사람들은 도시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변화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낸다. 그 곁에 오래된 벚나무 한 그루. 말없이 지켜본 세월이 얼마였을까? 올 가을도 무사히 넘겨야 하는데….. 해마다 한철이던 단풍의 시간이 짧을 듯 하다. 나는 그것이 안타까워, 초록인 채로 마지막 잎을 떨구어버릴 것만 같은 나무에 온통 단풍색을 입혔다. 나무에게 조금의 위로가 되었을까? 아니면 수상한 시절을 대하는 내 분풀이에 불과할까? / PM.3:00 산복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