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안 일어나고 아무도 안 오고. 아무도 안 떠나고 참 지겹군” ‘고도를 기다리며’에 나오는 이런 대사를 떠올린 건. 정류장 유리 너머의 사람이 꽤 오래도록 앉아 있었음을 알아챈 후. 정류장 위의 나뭇잎 색이 날이 갈수록 짙어지고, 바람 소리는 커지네. 내 그림 속 오후 햇살이 유리창 속 노인의 등허리처럼 굽었다. / PM. 3:00 산복도로
건축가 / 화가 / 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