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높이는 권력을 상징한다. 세상을 내려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00층에 사는 사람이 가지는 50층 사람들을 향한 우월감. 그것은 비극적이지만 사실이다. 건축에서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은 엘리베이터. 엘리사 오티스가 엘리베이터를 발명한 지 200년이 채 안된다. 건축의 높이가 권력이 된 내력이다. 집으로 가는 길에 몇 번이나 숨을 돌려야 했던. 이 고난의 구역에도 엘리베이터가 생겼다. 엊그제의 고지대가 평지의 평온을 누리게 된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생겨난 이후, 이 도시의 높은 구역에 자리잡은 사람들에게도 권력 비슷한 것이 생겨날까? 나는 오래전부터 도시를 관조하며 풍경을 오롯이 담던 그곳 사람들이. 차라리 그런 정신적인 풍요를 누렸으면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