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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은 Oct 19. 2018

[브런치 무비패스 리뷰] 펭귄 하이웨이(2018)

'바다'를 떠나 어른이 되어가는 소년의 판타지 한 스푼 더한 성장 이야기

[펭귄 하이웨이]는 나에게 미지수 투성인 영화였다. '어른이 되기까지 3천여 일이 남은 소년과 펭귄이 얽힌 판타지 모험'이 영화 설명의 전부였고, 예고편에서도 소년과 첫사랑 누나, 펭귄이 다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정말 궁금 투성이의 마음으로 영화를 봤던 것 같다. 영화는.. 일본 여름 특유의 청량감이 빛나는 영상과 펭귄과 어린이들의 귀여움, 거기에 판타지를 한 스푼 더하다 만..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영화였다.




'바다'를 떠나 어른이 되는 소년


영화의 제목 '펭귄 하이웨이'가 의미하는 것은 펭귄이 바다에서 육지로 나아가는 길이다. 주인공 '아오야마'는 마을에 갑작스레 펭귄이 나타나는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 펭귄이 마을에 나타날 수 있는 길, 즉 펭귄 하이웨이를 추적해나간다. 그러다 '바다'를 만나게 되고, 펭귄과 바다, 그리고 짝사랑하는 치과 누나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며 혼란과 미스테리한 판타지에 빠지게 된다.


갑작스레 마을에 나타난 '바다'는 치과 누나와 연관이 있는 것만 같다. 영화에서 완벽하게 설명해주지는 않지만, 바다가 없어지면 누나도 사라지게 되는 걸 봤을 때 '바다'를 누나 그 자체라고 봐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이러한 누나인 '바다'가 어린 시절을 의미하기도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치과 누나에게도 '바다'는 어릴 적의 추억이 가득한 공간이다. 그리고 주인공인 아오야마에게는 아직 어린 지금의 첫사랑인 치과 누나 그 자체이다. 그렇게 때문에 '바다'를 아오야마의 어린 시절 그 자체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 않을까.



'바다'가 어린 시절이라면 그와 반대되는 육지는 어른의 세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의 제목인 '펭귄 하이웨이'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아오야마가 걷고 싶은 길, 그리고 걸어야 할 길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마치 펭귄이 바다를 떠나 육지로 향하듯, 아오야마는 어리고 순수하기만 한 시절을 떠나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니까. 그 만의 '펭귄 하이웨이'를 걷고 있는 셈인 것이다. 


물론 그 과정은 행복하기만 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펭귄이 재버위크(?)에게 잡아먹히는 시련이 있듯, 아오야마의 펭귄 하이웨이에도 많은 시련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어린 시절 전부인 것 같았던 첫사랑을 딛고 나아가야 하기도 하고. 그러나 아오야마는 그 끝에 결국 육지에 도달할 것이다. 많은 어른들이 그러했듯.





여름의 청량미와 귀여움이 가득한


영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를 꼽자면 누가 뭐래도 큐티뽀짝함이 하늘을 찌르는 펭귄일 것이다. 영화사에서도 이를 잘 알고 있는지 예고편을 보면 펭귄이 주인공인 아오야마보다 훠얼씬 많이 나온다. 말 한마디 하지 않지만 떼를 지어 물방울을 콕콕 터트리는 펭귄들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얼굴도 눈도 몸통도 동글동글하니 너무 뽀짝뽀짝 하다.


펭귄들과 더불어 미래의 노벨상을 꿈꾸는 어린이들도 귀여움 그 자체이다. 사실 첫사랑 영화라고 하면 중,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의 주인공인 아오야마는 초등학생이다. 그래서 귀여움이 한 움큼 더해진 것 같다. 다 자란 양, 어른인 양 행세하는 아오야마가 커피가 쓴 것도, 밤 9시가 되면 졸린 것도 너무 귀엽다. 같이 연구하는 친구들마저 다들 앙증맞아서 보는 내내 흐뭇하게 만들어준다.


무엇보다 이 모든 스토리가 진행되는 마을의 풍경이 또 아주 큰 매력 포인트다. 영화는 일본의 작은 마을, 그중에서도 여름, 심지어 여름 방학에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다. 여름 특유의 청량함과 시원함, 그리고 쾌청함이 영화를 아우르고 있다. 비가 오고 태풍이 오는 날도 있지만, 대다수는 맑음이다. 그래서 아오야마의 덜 여문 사랑이 더 풋풋하고 더 싱그럽게 그려지는 것 같다.





너무 많은 것을 담고자 한 아쉬움


영화는 전반적으로 너무 귀엽고 보는 즐거움은 있지만, 스토리가 좋은 영화는 아니었다. 사실 중간까지 왜 이렇게 복선이 많지 싶을 정도로 뭔가 상징이 담긴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장면들이 참 많았는데, 영화의 끝은 그 모든 것을 담지 못했다. 


누나와 바다의 관계는 무엇인지, 바다는 왜 나타난 건지, 재버위크는 갑자기 왜 나온 건지, 누나와 펭귄은 왜 생긴 건지. 영화를 보며 생기는 많은 의문들을 영화는 소년의 '유레카' 한마디로 설명해버린다. 그리고 그것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에 모두들 동의할 것이다.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맺음을 덜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아쉬움이 좀 많이 남는다.





큐티뽀짝한 성장 스토리에 판타지를 가미한다. 근데 가미 실패.. 누나라는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소년의 성장을 그려내고픈 마음은 이해되지만 마음이 급했다. 많은 복선이 깔린 듯했지만 결국 영화의 끝은 맺지 못한 물음표 투성이다. 영상이 청량하고 아이들과 펭귄이 큐티뽀짝하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스토리는..... 감안하고 보시길


나의 별점 : 3.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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