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메르는 인간이 이룩한 최초의 성숙한 문명이었다. 인류가 추구해온 모든 가치와 규범, 신화, 종교, 등이 총망라된 위대한 문명의 기원이 그곳에 있었다. 9.
최초의 셈족 국가였던 악카드 이전에는 수메르가 있었다. 10.
페르시아와 그리스가 전쟁을 벌였던 시기보다 약 2300년 전, 그렇게 오랜 옛날에 수메르의 거대한 도시국가 우루크에서 전쟁이 일어났다. 10.
우루크를 통치한 왕은 영웅 길가메쉬였다. 그는 최초의 국가로, 최초의 신화와 최초의 문명과 최초의 역사를 인류에게 안겨주었던 수메르 왕들 중 한 명이었다. 무려 4800년 전쯤부터 126년 동안 우루크를 통치한 왕이었다.
길가메쉬의 아버지는 루갈반다라는 인간이었고, 그의 어머니는 들소의 여신인 닌순이었다. 신화 속 그는 3분의 2는 신이었고 3분의 1은 인간이었다. 왕은 완전한 신이 아니었기에 죽음이라는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영웅은 신들이 누렸던 영생에 목말랐다. 11.
길가메쉬는 수메르의 도시국가 우루크 제1왕조의 다섯 번째 왕이었다. 13.
히브리족의 창세기 베레쉬트는 수메르 신화의 축약본이자 개작본이다. 길가메쉬의 신화가 퍼진 뒤 약 1500년이 흐른 뒤에야 베레쉬트가 만들어졌다.
길가메쉬의 전승과 베레쉬트의 연결 고리는 서사시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된다.
죽음의 바다를 건너 영생자 우트나피쉬팀을 만나고도 끝내 영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한 영웅은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은 절대 고독이며 고독의 극치이며 고독의 끝이다. 15.
바벨탑의 신화가 쓰이기 전에, 그보다 최소한 1000년 이상 전에, 약 4000년 전에 최초의 나라 수메르에는 우르라는 도시국가가 있었다. 25.
수메르 신화의 가장 위대한 두 신은 엔릴과 엔키였다. 엔릴은 신들의 지배자였고, 엔키는 인간의 창조주였다. 둘의 대립과 화해는 곧 수메르 신화의 진수였다. 28.
길가메쉬가 수메르의 거대한 도시국가 우루크의 5대 왕위에 오른 해보다 700년 정도 지난 4100년 전 쯤 이스라엘의 조상이며 최초의 족장 아브람이 출생했다. 39.
아브람의 고향은 칼데아의 우르가 아니라 수메르의 우르였다.
4350여 넌 전쯤 수메르는 악카드의 건설자 싸르곤 1세의 수중으로 들어갔다. 권력의 이동은 언어의 이동으로 이어졌다. 4100년 전쯤 문화적 향기를 듬뿍 지닌 통치자가 왕위 에 올랐다. 바로 그 유명한 슐기(shulgi)왕이었다. 45.
입비 씬 왕을 마지막으로 108년 동안 5명의 왕이 통치한 왕권은 셈계의 이신(Isin)왕조에 넘어갔고, 최종적으로 엘람인의 반란과 침공을 받고 셈계의 유목민족으로 바빌로니아 제1왕조를 세운 아모리인의 침략을 받아 멸망했다. 우르 3왕조의 종말은 수메르의 종말이었다. 4000여 년 전의 아픔이었다. 48.
모든 신의 창조의 여신 아루루는 손에 물을 넣어 씻고서 찰흙을 떼어낸 후 그것을 대초원에 뿌렸다. 거기에서 용감무쌍한 엔키두가 창조되었다.77.
6일 낮 7일 밤 동안 엔키두는 창녀 샴하트에 진짜 성교육을 받은 후 그의 몸은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이 되었다. 342.
베레쉬트의 작가 역시 선과 악을 구별하는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은 인간이 신처럼 된 일을 기록하고 있다. 신은 원래 인간에게 선과 악을 구별하는 정도의 지혜조차 주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자의 유혹은 남자를 흔들었고 인간은 신만이 갖고 있던 지혜를 얻게 되었다. 343.
여신에 의해 태어나 여자에게 끌려다닌 남자가 있다. 그 남자를 기다리는 남자 역시 여신에 의해 태어난 자다. 아루루에 의해 태어난 엔키두는 샴하트라는 여자에게 끌려다니면서 제대로 된 성을 알게 된 후에 원시와 미개에서 탈출해 여신 닌순에게서 태어난 길가메쉬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러나 여자의 유혹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그것은 문명을 향한 유혹이다. 353.
그가 저승의 구멍을 열고 저승에서 길가메쉬의 종 엔키두의 혼을 데려왔다. 그들은 서로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그리움을 달랬다.
저승의 질서를 보았는가?
당신만이 내게 묻는 거라면, ... 저승의 질서를 말한다면 앉아서 우세요.. 낡은 옷처럼 벌레가 가득합니다. 갈라진 틈에 먼지로 꽉 찼습니다. 245.
길가메쉬, 자신을 방황으로 몰고 있는 까닭은 무엇 때문인가요? 당신이 찾고 있는 영생은 발견할 수 없어요. 신들은 인간을 창조하면서 인간에게는 필멸의 삶을 배정했고, 자신들은 불멸의 삶을 가져갔지요. 272.
마침내 길가메쉬는 자신의 조상이자 유일무이한 영생자인 우트나피쉬팀을 만났다. 285.
절호의 기회를 잡은 우루크 왕은 곧장 바닷속으로 들어가 불로초를 획득하지만 이내 그것을 뱀에게 강탈당한다. 371.
너는 쉼없이 고생하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고생 끝에 네 자신을 완전히 지쳐버리면, 너는 네 몸을 슬픔으로 가득 채우고 너의 긴 인생 항로를 조급히 끝내는 길로 접어든다.! 인간, 그들의 자손들은 갈대처럼 부러진다. 아무도 죽음을 알 수 없고, 아무도 죽음의 얼굴을 볼 수 없고, 아무도 죽음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비정한 죽음은 인간을 꺾어 버린다. 289.
우르샤나비, 이건 특별한 식물로 노쇠 현상을 막아준다오. 사람은 다시 원기를 찾을 수 있소.
여신은 사람을 만들고 여자는 성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영생자 우트나피쉬팀을 찾아나선 길가메쉬가 영생을 구하는 일에 실패한 채 고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을 때는 여행자에게 동정심을 느낀다. 345.
여자를 정복한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무모한 짓이다. 차라리 그들에게 정복당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안전한 길이다. 열등한 존재가 우등한 존재를 넘어서는 일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여자의 정확한 통찰력은 언제나 남자의 생을 이끈다. 350.
친구여.. 꿈은 무섭긴 하나 미래를 내다보는 중요한 척도라네. 363.
너는 쉼 없이 고생하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고생 끝에 네 자신이 완전히 지쳐버리면, 너는 네 몸을 슬픔으로 가득 채우고 너의 긴 인생 항로를 조급히 끝내는 길로 접어든다.! 인간, 그들의 자손들은 갈대처럼 부러진다. 369.
수메르 신화는 이 세상 최초의 신화였다. 수메르의 본래 이름은 수메르어의 키엔기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국가는 수메르였다. 수메르를 뒤이어 번성한 최초의 셈족은 악카드라는 나라를 세웠다. 379.
수메르 신화는 엔릴계와 엔키계와 대립하면서 끊임없이 싸움을 벌였다. 성경 속 장자 상속이라는 일반적인 원칙에서 벗어난 관습도 엔키가 엔릴에게 밀려난 신들의 전승에서 비롯된 것이다. 386.
땅의 정복자 엔키가 세운 최초의 도시는 멀리 여행하여 세운 거처로 에리두였다. 391.
엔릴의 하급 신들은 40의 세월 동안 끔찍한 노역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폭동을 일으켰고 묘책이 나왔다. 지혜의 신오아 엔키는 신들 대신 노동을 감당할 원시 노동자를 창조하자고 제안했다. 엔키는 폭동의 주동자 한 명만을 죽였고, 그 혈로 다시 신들을 정결하게 한 후 닌투가 그 육과 혈을 찰흙과 섞도록 했다. 창조주 엔키는 신의 그 육과 혈에서 영혼이 생겨나게 했으며 신으로부터 생명이 나왔다는 점을 영원히 망각하지 않도록 생령이 생겨나게 하고 있었다. 405.
신들의 모임에서 잡혀 죽은 폭도의 우두머리는 웨일라(we-ila)라는 신이었따. 그의 혈이 흙과 섞여 만들어진 사람은 아윌루였다. 인간은 신들의 노동을 대신하기 위해 엔키에 의해 정화된 신의 혈이 흙과 섞여 창조되었따. 407.
히브리족의 성서 작가들은 수메르를 비롯한 선조들의 신화적 전승을 또다시 한 번 베끼는 실력을 발휘했다. 신은 신들에게 사람을 만들어내자, 우리의 모습으로 우리와 닮은 사람을 만들자고 했고, 그래서 야붸 엘로힘은 흙에서 흙덩이를 떼어내어 사람을 빚었으며, 사람의 콧속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어 살아 숨 쉬는 영혼이 되게 했다. 그런 뒤에 신은 자신 대신 사람을 노동 현장인 동산에 투입했다. 엔키를 비롯한 수메르의 큰 신들은 엉뚱하게도 모두 야붸 신으로 돌변해 있었다. 412.
그의 아버지는 혼령이었다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길가메쉬는 루갈반다와 여신 닌순의 아들이다. 신과 인간의 결합은 영혼끼리가 아니라면 불가능하지 않았겠는가. 혼령 대 혼령! 그래서 길가메쉬는 3분의 2는 신이었으며, 3분의 1은 인간이었다. 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