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집단으로 변질된 지역 커뮤니티의 숨겨진 부작용
이사를 앞둔 사람들에게 지역 커뮤니티는 필수적인 정보 창구다. 특히 맘카페나 대디카페 같은 커뮤니티는 학교 정보나 생활 인프라, 지역 분위기를 미리 파악하는 데 유용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커뮤니티가 부동산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논란이 되고 있다. 본래의 정보 공유 목적을 벗어나 특정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변질되면서, 커뮤니티 내부에서 가격 담합이나 소문 유포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아파트 시세를 높이기 위해 회원들끼리 특정 가격 이하로 매물을 내놓지 않도록 담합을 하거나, 특정 부동산업자를 표적으로 삼아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려 거래를 방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상적인 시장 흐름을 방해하는 이러한 행동은 급매물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거래를 어렵게 만들고,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부동산 시장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재건축이나 재개발 논의가 있는 지역에서는 갈등이 더욱 심화된다. 건축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재건축 분담금이 대폭 증가하면서 모든 주민에게 재건축이 유리하지 않을 수 있음에도, 일부 회원들은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헌집에 살 건가”라는 식으로 반대 입장을 비난하며 배척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러한 강경한 태도는 입주민 간의 감정적 갈등을 부추기고, 합리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기회를 차단한다.
더 나아가, 일부 커뮤니티는 정치적 세력화의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지역 정치인을 비난하거나, 원하는 정책이 반영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청원을 넣고 공무원들에게 민원을 제기해 압박하는 일이 빈번하다. 조직적인 압력은 때로는 실제보다 문제를 과장하거나 불필요한 사안을 부풀려 지역 내 갈등과 불신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는다.
원래 지역 커뮤니티는 주민들이 정보를 나누고, 필요한 물건을 거래하며 정을 쌓는 소통의 장이었다. 그러나 일부 맘카페와 대디카페가 자산 가치 상승이나 특정 정치적 이익을 위해 과도한 개입을 하면서 지역의 이미지가 손상되고 있다. 자산의 가치는 유형뿐만 아니라 무형적인 요소가 결합되어 형성된다. 이러한 커뮤니티의 조직적인 행동이 결국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고, 나아가 자산 가치 하락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주민들이 이 지역을 꺼리게 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도 있다.
지역 커뮤니티가 본래의 역할을 회복하고 주민들 간에 협력과 존중의 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익 집단화와 배타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진정한 상생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