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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굴굴송 Nov 23. 2024

대학 모금, 기술과 데이터로 진화하다

소액 기부에서 고액 기부로, 데이터 기반 시스템이 만드는 기부자의 여정

한때 모든 사람의 일상에서 현금은 필수였다. 은행을 찾고, 거래를 할 때마다 손에 쥐어진 돈이 있어야 했다. 동전 지갑이 필수적으로 달린 지갑을 들고 다니던 시절은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되었다.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생활이 가능하다. 현금은 그저 문자 메시지에 찍힌 숫자로만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대다.


모금 환경의 변화


과거에는 모금 홍보물에 계좌번호가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했다. 행사장에서는 모금함이 반드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몇 번의 클릭만으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QR코드, 다양한 간편결제 시스템은 기부 절차를 혁신적으로 단순화했다. 기부가 단순한 참여를 넘어 경험의 일부가 되고 있는 것이다.


기부 환경의 변화는 기술의 발달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카카오톡 메시지나 이메일을 통해 어떤 대상자가 특정 내용에 관심을 보였는지, 홈페이지 방문자가 어떤 경로를 통해 기부에 참여했는지, 심지어 포털사이트 광고를 통해 들어왔는지까지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이러한 정보는 모금 활동의 효과를 측정하고 기부자 맞춤형 전략을 세우는 데 활용된다.


대학 모금의 현주소


우리나라 대학 대부분은 오랫동안 동문의 고액 기부를 수동적으로 접수하는 데 의존해왔다. 이는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방식이다. 기부는 단순히 금액이 아니라 경험에서 출발한다. 재학생 시절부터 기부에 참여하는 문화를 형성하고, 소액이라도 기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소액 기부자의 참여를 이끄는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한 번 기부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기부를 이어가고, 점차 더 큰 금액으로 증액하며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러한 여정은 기부자가 성장하면서, 언젠가 고액 기부나 유산 기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잠재 기부자에 대한 투자


대학 모금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기부를 경험한 사람들의 풀이다. 기부를 경험한 사람이 많을수록, 이들이 점진적으로 고액 기부로 전환될 가능성도 커진다. 그러나 현실에서 많은 대학은 당장의 기부금을 늘리는 데만 집중하고, 장기적으로 기부할 가능성이 높은 잠재 기부자를 늘리는 데는 소홀한 경향이 있다.


기부자는 관계와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대학은 소액 기부를 통해 기부의 첫 발걸음을 내딛게 하고, 기부자가 어떤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기부 여정을 이어갈지를 파악해야 한다.


데이터 기반의 모금 시스템 필요성


효과적인 모금은 단순히 단기적인 금액을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부자의 여정을 설계하고 유지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대학은 데이터 기반의 모금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 시스템은 기부자의 관심사를 추적하고, 개인화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기부자를 성장시키기 위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기부자 여정을 설계하며, 이를 실현할 전략을 수립하는 데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부는 단순히 돈을 모으는 활동이 아니다. 그것은 관계를 맺고,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며,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대학은 단기적인 성과와 장기적인 성장을 균형 있게 고려한 모금 전략을 통해, 기부와 교육, 그리고 국가 경쟁력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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