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기부자를 위한 체계적 관리와 대학의 미래 경쟁력 확보 전략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자산 시장은 전례 없는 급등세를 경험했다. 미국은 제로금리를 도입하고, 가계 지원금을 대규모로 지급하며 막대한 유동성을 시장에 쏟아부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등 자산 가격이 급등했고, 현금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하락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학습적으로 현금보다는 자산을 보유하려는 경향을 강화했다.
기부 문화도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과거 현금 위주의 기부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산 기부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자산 기부는 생전에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신탁이나 유언을 통한 계획기부의 형태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는 세제 혜택과 더불어, 개인의 성공을 사회 시스템과 공동체의 덕분으로 여기는 의식 변화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자산 형태의 고액 기부에서 대학은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대학은 프로젝트 규모와 연간 예산이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경우가 많아, 고액 기부자를 위한 맞춤형 기부 상품을 제공하기 적합하다. 또한, 대학이 기부금을 장기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고액 기부자를 세심하게 관리할 체계가 필수적이다. 특히 자산 기부는 유산이나 상속이 걸려 있어 당장 증여가 아닌 약정 형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살아생전에 약정한 기부자가 유언이나 신탁에서 마음을 바꾸지 않도록 지속적이고 신뢰감 있는 관리를 제공해야 한다.
대학은 행정 조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인사 이동이 잦고, 이는 기부자 관리의 연속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기부자가 학교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금 부서를 운영하고, 고액 기부자 관리에 특화된 전문가 조직을 구축해야 한다.
단순히 기부를 요청하는 수준을 넘어, 기부자가 대학의 비전을 공유하고 사회적 기여에 동참하고 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기부자의 관심사와 연계된 맞춤형 기부 상품을 개발하고, 기부금을 투명하게 운영해 신뢰를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산시장의 확장은 고액 기부에 대한 관심을 높였지만, 이는 동시에 비영리 단체 간의 치열한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모든 단체가 고액 모금을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준비된 조직만이 신뢰를 얻고 기부금을 확보할 수 있다.
대학은 고액 기부를 받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기부자를 설득할 명분, 기부금 집행을 위한 투명한 프로세스, 그리고 지속적인 관리 체계가 없다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대학은 이 모든 요소를 통합적으로 갖춘 조직을 통해, 고액 자산 기부를 받아들일 준비를 마쳐야 한다.
고액 기부는 대학의 성장을 넘어 산업과 사회 전반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 된다. 대학은 자산 기부를 통해 연구와 교육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혁신을 창출할 수 있다.
결국, 고액 기부는 단순한 재정적 기여를 넘어 기부자와 대학, 그리고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대학은 고액 기부자를 위한 체계적인 관리와 예우를 통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은 자산 기부의 시대다. 대학이 이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