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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소년 Nov 07. 2024

때가 아니었을 뿐


<때가 아니었을 뿐>

1. 늦은 겨울에 선물 받았지만 이미 비슷한 것이 있어 아까운 옷이 있었다.

2. 나름 유명한 브랜드이고 새 상품에, 가격도 나름 저렴하게 올려놓으면 금방 새주인을 찾아가겠거니 했지만,

3. 중간중간 미적지근한 문의와 가격조정 연락만 있었을 뿐 새 주인을 찾는데 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4. 가격이 비싼가, 이제 인기가 없나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일과 육아로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 다시 초겨울이 찾아왔다.

5. 겨울 끝 물에 올렸으니 거의 1년이 지난 셈이었다.

6. 그런데 갑자기 어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묻고 따지지도 바로 판매가 되었다.

7. 구매자께서는 좋은 가격에 판매하셔서 너무 기쁘다고 그 자리에서 바로 입고 돌아가셨다.

8. 상품도, 게시글 내용도, 사진도 가격도 그 무엇도 바뀌지 않았고 단지 계절만 바뀌었을 뿐인데 새로운 주인이 나타났다.

9. 상품도 가격도 문제가 아니었다. 때가 아니었던 것이었다.

10. 나의 하루하루가 충분한 노력으로 보람되게 채워지고 있다면,

11. 지금 당장 무언가 결실을 맺지 않더라도 그건 내가 못나서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2. 왜냐면 모든 것에는 그에 맞는 때가 있기 때문이다.

13. 새 주인을 찾아간 나의 그 옷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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