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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부장 재밌지만 나도 모르게 씁쓸한 이유

by 에릭리

요즘 아내와 육아를 하며 가장 재밌게 보는 드라마가 바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다. JTBC에서도 하지만

육아로 인해 생방송은 시청할 수 없어 넷플릭스로 아이가 잘 때 꼭 챙겨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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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의 정말 감칠맛 나는 연기와 '최악의 악'이라는 드라마에서 해결사 역할을 했던

도부장 연기를 보며 너무나도 웃을 포인트들이 많았다.


김부장은 25년 동안 회사생활을 착실히 잘해왔고 지금은 한 팀의 팀장으로

분명 임원이 될 거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고 옆에 팀에 있는

도부장이 백상무에 나아가 인사팀장 눈에 들어 상무자리를 엿보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김부장은 아랫사람들에게 무시받기도 하고 가족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웃기기도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게 미래의 내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내 모습이 될 거라는 생각은 아마 현실이 될 거다.

왜냐면 나 또한 직장생활을 15년이나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임원이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안 될 확률이 90% 이상이다.

로또 3등에도 한 번 당첨되보지 않은 내가 무슨 수로 임원이 될 수 있을까.

나 또한 김부장의 길을 걸을 것이 자명하다.


그렇기에 드라마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내가 김부장이 되기 전에 나는 뭘 해야 되지?'


지금 정년이 65세로 늘어난다고 하지만 내가 회사에서 쓸모없어지는 순간

회사에 남아있어 봐야 그 어떤 소용이 있을까.

적어도 50세가 되기 전에는 회사를 그만둬도 내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찾아야 되지 않을까. 아니, 찾아야만 한다.


하지만 그 무언가를 찾기는 정말이지 쉽지 않다. 송희구 작가는

정말 영특하게도 본인의 길을 잘 찾았다. 아파트 투자도 잘했고

또 글 쓰는 능력도 있어 이렇게 컨텐츠가 대박이 터졌으니 송 작가는 김부장이 될 리 없다.


바쁘게 회사생활을 하며 이렇게 한가하게 컨텐츠만 소비할게 아니지만

김부장이라는 드라마는 웃음을 줌과 동시에 또 내 가슴에 비수를 꽂는다.

그리고 나에게 위기의식을 불러주기도 한다.


총 12부작인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그냥 즐길것이 아닌

나의 10년 뒤에는 김부장이 되지 않기 위해 부단한 무엇인가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화면 캡처 2025-11-04 08531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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