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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ye Oct 26. 2021

잡 인터뷰를 앞두고

정말 오랜만에 근황 토크를 나눈 누군가가 나더러 절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완전히 일희일비하는 가벼움을 버리진 못했지만, 나는 대체로 평화를 찾았다.

좌절이 없기보단 좌절의 타격이 작아졌고 회복의 속도가 빨라졌다.

실패는 있지만 그에 완전히 지는 적은 없고 스물네 시간 정도면 끄떡없이 일어난다.

결국 별것 아닌 일이 될 거라는걸, 내가 뭘 다르게 한다고 결과가 변하지 않을 걸 이제는 안다.

어떤 결론이 나기까지의 긴긴 과정 속에서 나는 행복을 찾고 있다.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던 스몰 톡들에 좀 더 진심을 담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뜻밖의 인연에 그 순간 충실한다.

단골손님에게 특별히 공들여 해주는 라떼아트에 기뻐하고, 인터뷰를 위해 스케줄을 비워두기보단 멋대로 여행 일정을 미리 채워 넣는다.

이상한 애로 보일지라도 하고 싶은 농담은 하고야 말고, (이건 예전에도 그랬지만) 맘에 드는 진은 워싱 별로 산다.

오늘의 (또!) 인터뷰 앞에서도 나는 그래서 담담하고 의연할 수 있다.

It might lead to something great or nothing at all, and I'm honestly fine either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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