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성장시킨 경험과 깨달음 #2-3
띵플에서의 레슨런 중, 회고에 대한 [회고, 잊혀질 것을 잊지 않는 법 #2] 글에서 이어집니다.
사실 회고는, 제게 한 가지 깨달음을 더 안겨주었어요.
회고 루틴을 잃는 것을 통해서였습니다.
당시 새로운 개발팀장님이 오시게 되면서, 인수인계로 정신이 없던 저는 회고 루틴의 RNR을 명확히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저 '이건 중요한 루틴이니 제가 챙기겠습니다'라고 했으면 될 일이었는데요.
어쩌면 그 핑계로, 사실은 준비가 벅찼었던 회고를 놔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수 있겠다.. 싶네요.
처음 회고를 진행하지 않은 3개월간은 너무 편했습니다.
그전까지는 회고 준비를 위해 월 20일의 근무일 중 3일 정도는 꼬박 들여야 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되니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착각했고요.
그룹원들도 더 늘어났으니 전체 그룹원을 참여시키는 회고가 어찌 보면 모두의 시간을 뺏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었어요. 그 우려로 인해 회고를 진행하는 부담감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갔었고, 그 부담감에서 해방된 것도 못내 기뻤습니다.
다만, 시간이 더 지나자 회고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회고를 했더라면 개선할 수 있었을 텐데. 회고를 했더라면 더 큰 레슨런이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들이 하나둘씩 쌓여가기 시작했고, 다시 회고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다다랐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다 핑계로 느껴지지만, 한 번 잃은 루틴을 회복하는 것은 제가 생각한 것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 사이에 팀원들도 바뀌었고, 데이터를 보는 방식도 바뀌어서 기존에 루틴대로 진행하던 때 기준 몇 배의 노력을 요했습니다.
결국 시도만 하다, 회고 루틴을 제대로 되살리지 못한 채 팀이 변경되게 되었어요.
다시 생각해도 정말 아쉬운 경험입니다.
조금 더 의지를 가졌다면, 조금 더 열정을 불태웠다면... 하는 미련이 여전히 남아있는 부분이에요.
한 번 잃은 루틴은 복구하는 데에 수배의 노력을 요할 수도 있다.
충분히 효과가 있는 루틴이라면, 애초에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좋다.
배경이미지: Unsplash의CHUTTERSN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