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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회고 방법과 문화

by Jyoung

팁스터의 서면 인터뷰에 참여했습니다.

업무 회고에 대한 내용이라, 제 브런치의 회고 관련 글을 보고 연락을 주셨어요.

답변을 작성하다보니 제 생각도 정리가 된 것 같아, 브런치에도 공유합니다.




제너럴리스트의 길을 걸어온 5년차 PO, 이지영

최근 회사를 나와 쉬고 있는 5년차 PO 이지영입니다.

게임 스타트업에서 서버 개발자로도 재직했고, 스타트업의 첫 직원으로 들어가 안드로이드 & iOS 앱 개발자로 일하기도 했었어요. 그리곤 제너럴리스트로서 업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는 PO로 직무를 전환했습니다.

PO 이지영님의 브런치 살펴보기


핵심 재료

액션아이템: 회고 중에 생기는 액션아이템을 놓치지 않도록 템플릿에 명시해둠

팀by팀: 팀 구성원의 성격에 따라 업무 회고 프레임워크를 다르게 적용함

목표와 결과: 회고에는 세운 목표를 달성했는지 결과와 데이터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함


조리 방법


Q1. 현재 활용하는 업무 회고의 프레임워크와 진행 방법은 무엇인가요?

저는 프로젝트 단위의 개발팀 회고와 월 단위로 그룹 OKR 회고를 진행했었는데, 두 회고 모두 특정 프레임워크를 따르진 않았어요. 처음에는 심플하게 [목표 - 결과 - 토론 - 인사이트/액션 아이템 도출] 방식으로 진행했었는데요. 이 방식을 기본 뼈대로 두되, 그때그때 상황이나 목표에 맞춰 항목을 추가하거나 덜어내는 식으로 디벨롭해나갔습니다. 먼저, 개발팀 회고에서는 프로젝트의 정량적 목표와 정성적 목표를 확인했어요. 그리고 배포 후에 해당 목표를 달성했는지 와, 달성하거나 달성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관련 지표를 더 뜯어보고 준비해 갔어요. 월 단위의 OKR 회고에서도 마찬가지로 목표 달성을 주제로 논의하는 건 동일했어요. 다만, 이 회고에서는 개발팀을 포함한 콘텐츠팀, 마케팅팀 등 모든 그룹원들이 달에 한 번 모이는 자리라는 점에 차이가 있었어요. 그래서 이때는 ‘좋았어요’, ‘아쉬웠어요’ 섹션을 추가해서, 평소에 교류하기 어려운 타 팀과 해당 월의 회고를 바탕으로 칭찬 혹은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활용했어요.


Q2. 회고에 잊지 않고 꼭 작성하거나 포함시키는 내용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당연한 말일 수 있지만 ‘목표’와 ‘결과’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해요. 아무리 끊임없이 노력해도 목표에 대한 결과를 보여주는 성적표가 없다면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기 어려울거라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런 점에서 회고는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서 돌아보는 과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목표를 세우는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목표를 잘 세우고, 그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결과가 나왔을 때 최초의 목표와 그간 했던 노력을 돌아보죠. 그리고 어떤 노력이 어떤 효과를 냈는지, 어떤 노력은 왜 목표 달성에 기여하지 못했는지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할지를 알 수 있게 되어요. 부득이하게 회고를 약식으로 진행하게 되더라도, 목표가 무엇이었고, 결과는 어떤지, 중요한 데이터는 무엇이었는지는 꼭 챙기고 이를 기반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회고를 안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해요.


Q3. 업무 과정에서 회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무엇인가요?

회고의 가장 큰 이점은 ‘흘러갈 수 있는 배움을 흘려보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회사에서의 업무는 정말 바쁘고 하루하루 날 위해 준비된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죠.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당장 해내야 하는 일이 계속 주어지는 와중에 지나간 일에서까지 배움을 챙기긴 어렵다고 생각해요. 결국, 아무리 일을 많이 하고 좋은 경험을 많이 해도, 내 것으로 녹여낼 시간이 부족하다면 성장 없는 제자리걸음뿐이고 계속해서 비슷한 실수를 반복할 수도 있어요. 최악의 경우에는 실수가 실수인지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구요. 결국 회고를 통해서 ‘내가 어떤 목표를 위해 달렸고’, ‘결과가 어떻게 나왔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달려야 할지’를 짚고 넘어가야 개인의 성장은 물론이고 회사의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되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회고 자체의 중요한 점을 얘기했다면, 추가로 ‘팀으로 진행하는 회고’의 이점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어요. 바로, 팀 회고는 팀원들이 ‘내가 무엇을 목표로, 어떤 사람들과 어떤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에요. 그저 시키는 대로 일만 하는 것과, 내가 이걸 왜 하고 어떤 게 중요한지, 궁극적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가 무엇인지를 알고 일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어요. 업무 성과에도 차이가 있겠지만 팀원 개개인의 동기부여에 말이죠. 그런 점에서 저는 회고가 회의보다 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번 보고 느껴왔답니다.


Q4. 회고를 통해 발견한 문제, 개선점을 실제 업무와 연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저는 회고 템플릿에 ‘액션 아이템’을 정리할 수 있는 섹션을 두었어요. 저는 특히 팀원들이 생각한 바를 얘기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생각해서 논의 시간에 최대한 많은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는데요. 다만, 그렇게 많은 얘기가 오가다 보면 정작 중요한 액션 아이템이 묻히거나 흘러가버리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오늘 논의한 내용들을 돌이켜보며 중요한 액션 아이템을 정리해둘 수 있는 섹션을 템플릿에 명시해두었어요. 회고를 실제 업무로 연결했던 경험을 좀 더 세부적으로 설명해 볼게요. 저는 회고를 할 당시에 노션으로 태스크 관리를 했는데요. 회고록도 노션에 작성을 하다 보니 액션 아이템은 Linked Database를 활용하여 바로 태스크로 생성되게끔 했어요. 개발이나 마케팅 등 담당자가 명확한 경우에는 해당 담당자 의견을 따라 대략적인 공수도 함께 기재해두기도 했구요. 그렇게 도출된 공수와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액션 아이템들의 대략적인 우선순위도 정렬하고, 회고가 종료되어도 해당 태스크들의 진행 상황을 추적할 수 있도록 저 혹은 각 분야의 담당 리더들을 태그 해두고 다음 주기의 회고에서 진행 상황을 다 함께 체크하는 식으로 활용했었습니다.


Q5. 회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도해본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회고를 2년 가까이 운영하면서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시도를 해봤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방법은 봐야 할 데이터가 너무 방대했을 때 시도했던 소그룹 토론이었어요. 이유를 밝히긴 어렵지만 당시 회고를 준비하면서 단순히 OKR 관련된 데이터 리뷰만 하는 걸로는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얻기 어렵겠다고 판단해서, 추가적으로 서비스 주요 지표들 간의 상관관계를 정리한 ‘Correlation Matrix’를 준비해 갔어요. 다만 이 지표들을 20명에 가까운 팀원들이 회고 시간 내에 파악하기에는 너무 양이 방대했어요. 잠시 시간을 주고 읽어보라는 걸로는 유의미한 논의를 이끌어낼 수 없을 것 같기도 했고요. 그때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다면 서로 논의하면서 데이터를 좀 더 효율적으로 면밀히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팀원들을 4개의 소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 내에서 논의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해 달라고 요청드렸어요. 저는 돌아다니면서 데이터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도왔고요. 그리고 소그룹 토론이 끝난 후에 각 그룹에서 공유한 인사이트 중 추가 논의가 필요한 항목에 대해 다 같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방법을 통해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고, 논의에서 나온 액션 아이템을 수행해서 목표 지표를 크게 개선시켜 실질적으로 성과에 기여할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이 방식이 ‘유의미한 시간이 될 수 있을지’, ‘내가 데이터를 열심히 해석해서 공유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 아닐지’ 스스로 긴가민가했지만, 다행히 팀원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덕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부족한 글 잘 다듬어서 발행해주신 팁스터 팀에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출처: https://maily.so/tipster/posts/w6ovl5w3z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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