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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진 Jan 07. 2020

평생 학습 도구로서의 MOOC

아직 자기 계발서로만 자기 계발 하나요?


난 자기 계발서는 안 읽어. 다 아는 얘기, 뻔한 얘기, 뜬 구름 잡는 얘기뿐이잖아.

제 주변에는 절대 자기 계발서는 읽지 않는다는 사람이 몇 명 있습니다. 오십 보 백보, 도긴개긴인 내용에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 본 이야기들을 짜깁기한 경우가 많다는 게 이유입니다. (사실 이렇게 말하는 사람 중엔 자기 계발서뿐만 아니라 책을 거의 안 읽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이들의 생각에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지만, 제가 생각해도 그런 류의 자기 계발서가 꽤 많긴 합니다. 더구나 이미 성공한 사람의 성공담은 공감이 잘 되지 않기도 하고, 저자의 자랑질이 못마땅한 경우도 있으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그러함에도(꼭 자기 계발서를 읽기를 통한 자기 계발이 아니더라도), 자기 계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사회적으로 살아 있는 삶을 원하고, 성장하고, 성취하는 생동감 있는 삶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말입니다. 과거에는 지식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물론 현재도 유효한 방법이긴 합니다만, 요즘 같이 정보가 넘치고 정보의 생산과 유통 비용이 저렴한 시대에는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습니다. 조금만 시간을 들여서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유튜브를 검색해도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산재해 있는 단편적인 지식들은 그것을 찾고 선택하는 사람의 수준에 따라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합니다. 예컨대 가짜 뉴스와 진짜 뉴스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동일한 정보를 접하고도 그것을 이해하는 것은 다를 것입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면, Deepfake라는 기술을 아는 사람은 이 기술을 통해 영상이 조작되었을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질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모든 영상을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잘 조직화되고(Well-organized) 오염되지 않은 지식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학습자에게 신뢰감을 주고, 체계적인 학습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런 면에서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무크'라 읽음)는 평생 학습자로 살아갈 직장인들에게 매우 좋은 도구라고 생각됩니다. MOOC는 일종의 온라인 학교입니다. 사전적 의미는 '대규모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개된 온라인 강의' 정도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 MOOC는 2012년 무렵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외국의 유명 대학이 개설한 강의를 무료 또는 저렴하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대중들에게 어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몇 만 달러짜리 학위 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플랫폼도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인 MOOC 플랫폼으로는 유다시티(UDACITY), 코세라(Coursera), 에덱스(edX), 유데미(Udemy) 등이 있는데 이들이 1세대 MOOC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세대 MOOC 이후, 대학 강의를 주로 다루는 아이버시티(iversity), 오픈업애드(OpenupEd), 퓨처런(FutureLearn), 오픈런(OpenLearn)과 무료 수학 교육으로 유명한 칸 아카데미(Khan Academy)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특색 있는 MOOC 플랫폼들이 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유명 대학에서 뿐만 아니라 IBM, Microsoft, HP, Amazon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들에서도 전문 과정을 개설하여 운영 중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제품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전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과정을 제공하는 한편, 자연스레 자사 제품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홍보하는 기능까지 수행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찌 되었던 학습자 입장에서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니 좋은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최근, 저의 관심분야 중 하나인 Data Science 과정을 듣기 위해 코세라, 유데미, 에덱스를 둘러보았습니다. 그중에서 코세라를 통해 한 과정을 이수했는데요. IBM에서 개설한 코스였습니다.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었고 과제 또한 영어로 제출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을 마치고 난 후 느낀 점과 학습 시 주의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혹시 도움되실 분들이 있을까 해서 따끈따끈한 내용 공유합니다.

영어와 전문 분야 지식을 동시에 잡겠다는 착각은 금물 - 과정 Pass 하고 난 후에 다시 한번 리뷰하면서 영어 공부를 하겠다면 모를까...

퀴즈와 과제가 까다로운 것도 등장하므로 Pass 하기 위해서는 성실한 학습 자세 필요 -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학습이라고 만만하게 봤다간...

강의에 등장하는 모든 동영상과 교재는 다운로드 가능

다운로드할 수 있는 영상과 교재 외에 웹 페이지의 내용 중 중요한 내용(특히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나타나지 않는 페이지)은 캡처해놓는 것이 추후 복습 시 도움이 될 것

퀴즈를 Pass 하지 못 할 경우, 정해진 시간(8시간이었던 걸로 기억) 내에 3회까지 재 응시할 수 있음 - 재 응시할 경우 동일한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가 출제되므로 바로 재 응시하지 말고 복습 후 재응시하는 것이 좋음

최종 과제(Final Assignment)의 경우 서술 형으로 답을 해야 하는 몇 개의 문제 (본 과정의 경우 4문제)가 출제됨 - 정답이 있는 문제 1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담아야 하는 문제 3개가 출제됨(각 문제 별 배점은 상이함)

최종 과제는 본 과정을 함께 수강하고 있는 급우(Peer)들에 의해 평가되고, 점수가 매겨짐 - 최소 3명 이상의 급우들에게 평가를 받고, 평가자들의 평균 점수가 과정에서 정한 커트라인을 넘어야 Pass


수강료는 $39(한화 약 4만 7천 원)이 들었는데, 이 비용에 양질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고 IBM에서 발급한 인증서도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유료 강좌에는 인증서 발행 비용이 포함됩니다). 모든 MOOC 플랫폼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코세라의 경우, 발급받은 인증서를 링크드인(LinkeIn)에 게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인증서는 이렇게 생겼어요


저는 한동안 코세라를 통해 계속해서 Data Science 시리즈 코스를 이수할 계획입니다. 이제 첫 발을 내디뎠을 뿐이지만, 평생 학습 방법으로서 MOOC가 좋은 도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MOOC 관련 좋은 경험을 나누어 주실 분이 있다면 댓글, 이메일 등 어떠한 방식으로든 소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또한 나눌 것이 있다면 브런치 글을 통해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글은 코세라의 과정이 돌아가는 방식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내용으로 써 볼까 합니다.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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