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통하는 일의 법칙
※ 이 글은 작가의 새 책 <나는 열정보다 센스로 일한다>를 토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책 정보를 보시려면 여기로 이동하세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은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언급되었다. 우리나라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을 “인공지능, 빅 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로 촉발되는 초연결 기반의 지능화 혁명”이라고 정의한다. 4차 산업혁명을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는 ‘융합’과 ‘연결’이다. 서로 다른 기술 간, 산업 간 융합을 통해 엄청난 속도의 혁신이 이루어진다.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특징은 ‘지능화’라고 할 수 있는데,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빅 데이터를 기계 스스로 분석하고 지능화하여 활용한다. 기계가 정보를 활용해서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할 수 있는 지능이 생긴 것이다. 이것이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4차 산업혁명은 조용하다. 소프트웨어, 데이터, 지식, 기술 기반의 혁명이기 때문에 피부로 느끼기 어렵다. 그러나 이미 거대한 혁명은 시작되었다.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2020년까지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직장인들도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세계경제포럼은 전 세계 글로벌 기업의 인사 담당자와 전략 기획 담당자들의 전망을 조사하여 ‘2020년에 기업 근로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10대 기술’을 발표했다.
그들은 미래 인재들에게 가장 중요한 기술로 1) 복잡한 문제 해결 2) 비판적 사고 3) 창의력 4) 사람 관리 5) 타인과의 조정 6) 감성 지능 7) 판단과 의사결정 8) 서비스 지향성 9) 협상 10) 인지적 유연성을 꼽았다. 대부분의 항목이 기계는 할 수 없는 인간다움에 관한 것들이다. 단순히 암기력이 좋거나 계산 능력이 좋아서는 더 이상 인간이 기계를 이길 수 없다. 우리는 문제를 푸는 것에 익숙하다. 그렇게 교육받아왔고 문제를 잘 풀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를 잘 푸는 것보다 문제를 잘 내는 능력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차를 타고 가는 중에 창밖 풍경을 본다. 넓은 초원에 얼룩무늬 소 떼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와! 하고 감탄이 나온다. 시간이 흘러도 비슷한 풍경이 계속된다. 조금 전까지 장관이라고 생각했던 풍경들이 더 이상 감동스럽지 않다. 지루하기까지 하다. 별생각 없이 가다 문득 창밖을 본다. 그런데 비슷비슷하게 생긴 소 무리 속에서 보라색 소 한 마리가 눈에 띈다. 다시 한번 탄성이 나온다. 이 이야기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마케팅 구루(Guru)인 세스 고딘(Seth Godin)의 저서 《보랏빛 소가 온다》에 나오는 장면이다. 이 책에서 보랏빛 소는 세상의 수많은 제품 중에서 자기 제품을 차별화하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깨달음을 설명하는 상징이다. 개인도 기업과 마찬가지다. 비슷비슷한 스펙의 사람들끼리 경쟁하기보다 남들과 ‘ 다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하지 않고 이기는 방법이 있다면 굳이 경쟁하는 데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 나만의 차별점을 갖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차별화는 기업에게도 개인에게도 중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무조건 튀기만 한다고 차별화는 아니다. 한양대학교 홍성태 교수는 저서 《나음보다 다름》 에서 “차별성을 인식시키려면 무조건 다르다고 외칠 게 아니라, ‘무엇과 비교하여’ 다른지 그 기준을 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점을 말하기 전에 무엇과 다른지 기준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기준선이 ‘POP(Point of parity)’이고 다른 점이 ‘POD(Point of difference)’ 다. 예컨대 아이폰을 차별화하여 설명할 때 ‘아이팟인데 전화 기능도 돼’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아이팟이 POP이고 전화 기능이 POD인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고 차별화 포인트를 이야기해야 나의 차별점이 사람들에게 쉽게 인식될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차별점을 이야기할 때 POP를 무엇으로 할지 잘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화인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기’와 ‘MP3 플레이어인데 전화 기능이 되는 기기’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성과를 내라’는 말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늘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팀장, 과장, 대리는 말할 것도 없고 임원, 심지어 대표이사까지도 실적 압박이 일상이다. 이렇듯 직장 생활의 기본은 회사가 원하는 성과를 내는 것이다. 이렇게 일상적이고 중요하기까지 한 사실을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직장에 왜 출근하는가? 일을 하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둘 다 아니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가 정답이다. 회사가 성과 없이 일만 하는 사람에게 돈을 줄 리가 없다. 일은 성과를 내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많은 시간 일하는 것보다 짧은 시간을 일하더라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해서 일하지 않고도 성과를 낼 수 있다면 그것이 회사가 원하는 것이다. 일꾼(Worker)이 아닌 성과자(Performer)가 되어야 한다.
성과 중심으로 일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첫째,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목표가 뚜렷하다는 것은 성과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명확하다는 것은 정량화한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숫자로 표현하면 명확해진다. 내가 맡은 일을 정량화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측정할 수 있어야 개선할 수 있다. 둘째, 정해진 기한 내에 목표를 이룬다는 것이다. 기한 없는 목표는 허황된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는다. 기한이 있어야 목표의 크기를 정할 수 있다. 같은 성과라도 1개월 만에 이룰 수 있는 크기와 1년 만에 이룰 수 있는 크기가 다를 것이다. 셋째, 성과를 제대로 표현한다. 성과를 만드는 것이 반이라면 그것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반이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상대평가를 통해 점수가 매겨지는 대부분의 직장인에게는 어쩌면 성과를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냥 ‘성과를 내라’가 아니라 ‘가시적인 성과를 내라’라는 말속에 이미 답이 있다. 말 그대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라는 말이다. 달리 말하면 성과를 눈에 보이게 해 달라는 뜻이기도 하다.
성과를 제대로 표현하는 법
첫째, 결과의 영향력에 관해 이야기하라. 당장의 결과는 작더라도 그것이 향후에 가져올 영향력이 어떠할지 생각해보면 결과의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둘째, 좋은 언어로 표현하라. 자신의 성과를 보고하면서 부정적인 표현, 자신감 없는 표현으로 가치를 깎아먹을 필요는 없다. 이왕이면 좀 더 멋진 말로 표현하자. 언어는 생각의 프레임이다. 내가 어떤 말로 표현하는지에 따라 성과로 보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셋째, 과장하지 말라. 빈 수레가 요란하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모든 일의 성패는 운이 7할을 차지하고 노력이 3할을 차지해서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일을 이루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운이 우리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좋은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날 수도 없고, 죽도록 노력한다고 해서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도 없다. 그러면 우리는 아무 노력도 들이지 않고 감나무 아래에서 감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가? 아니다. 다행인 것은 운과 친해질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30퍼센트의 노력으로 70퍼센트의 운을 내 것으로 만들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우리가 운이 작용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혼자만의 능력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이것을 인정해야 한다. 인정해야 제대로 된 대처를 할 수 있다.
운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운이 깃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운이 깃드는 환경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가 있겠으나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다. 예전부터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친구를 잘 사귀라’는 말이 틀린 것이 하나 없다. 나비와 어울리면 꽃밭에 이르고, 똥파리와 어울리면 똥밭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학연, 지연, 혈연에 의한 연결성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인맥의 중요성이 강조되곤 한다. 어떤 사람들은 아는 사람이 많다고 자랑하고, 어떤 사람들은 아는 사람의 위세를 자신의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자신의 인맥을 떠벌리는 사람 치고 실속 있는 사람이 없다. 뛰지 않는 맥은 맥이 아니다. 펄떡펄떡 살아 있는 인맥만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살아 있는 인맥이란 지속적으로 가치 있는 소통이 일어나는 인맥이다. 그러하기에 나 스스로 먼저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자본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 체제’다. 우리는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다. 인본주의 세상이 아니다. 세상은 돈이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 많은 일들을 그럴듯한 명분으로 포장해도 결국 이유는 돈 때문이다. 전쟁, 정치, 직장 생활도 모두 돈 때문에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에 대해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 왜 경기는 매년 안 좋은가? 왜 물가는 계속 오르기만 할까? 왜 내 형편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는가? 왜 잊을 만하면 경제 위기가 한 번씩 찾아오나? 자본주의의 기본 개념 정도는 알아야 한다. 게임의 룰을 알아야 게임을 할 것 아닌가?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건전한 탐욕은 죄악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돈에 대해 이중성을 보인다. 부자가 되길 바라면서도 정작 부자들을 경멸한다. 자본주의 세상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자본가다. 여러분 회사의 주인은 누구인가? 주주다. 지분 없는 월급쟁이 사장이라면 주인이 아니다. 평범한 직원들은 말할 것도 없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좀 나은 노동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좀 더 욕심을 내고 공격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자신의 5년 전을 생각해보고 앞으로의 5년을 생각해보라. 지난 5년 전보다 지금 형편이 조금 나아졌다면, 5년이 흐른 후에도 지금보다 조금 나아진 수준 정도일 가능성이 높다.
자본주의는 제로섬(Zero-sum) 게임이다. 누군가 더 가져가면 누군가 덜 가져가는 사람이 생긴다. 패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생각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승리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식의 접근은 노동자 마인드다. ‘어떻게 하면 더 가치 있는 것을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돈이 찾아오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가 자본가 마인드다. 어떻게 하면 더 가치 있는 일에 에너지를 쏟을 수 있을지, 어떻게 더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지 고민하자.
※ 이 글은 작가의 새 책 <나는 열정보다 센스로 일한다>를 토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책 정보를 보시려면 여기로 이동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