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3월.
그러니까 작년 이맘때
내 인생에 있어 큰 사건이 있었다.
믿었던 사람에게 당한 생각지 못 했던 배신.
사람이, 평소에 상상해본 적도 없던 일을
갑작스럽게 당하면
그렇게 몸이 바들바들 떨릴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늘 빨리만 지나가던 시간이
그렇게나 천천히 안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년 3월에는
앞으로 더이상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어떤 선택을 하고,
이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야할까.
아니.. 대체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그저 막막했고,
희망이 없어 보였고,
세상이/ 사람들이..
그냥 그동안의 모든 것에 대해
회의감이 들고,
계속해서 화가 났다.
그때만 해도 생각하지 못 했다.
내가 다시 웃을 수 있고,
일상을 보내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되리라고는.
작년 여름까지는
사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전쟁같은 시간들이었어서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그 시간들이 지나갔다.
1년이 지났다.
지금도 그때 일을 완전히 극복한 것은 아니지만
길을 지나다 나무에 조금씩 봄싹이
올라오는 것을 보며
사진을 찍는 여유 정도는 생겼다.
이제는 안다.
좋은 일도, 힘든 일도..
모든 시간들은 어찌되었든
지나갈 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