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위 말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이다.
게으른 주제에 완벽을 추구하고,
완벽을 추구하면서 게으른 사람이라는 건데
일을 할 때는 어찌되었든 '마감'이라는게 있으니까
벼락치기를 하더라도 마무리를 해낸다.
문제는 <지금 당장 급하진 않지만, 중요한 일>을 할 때.
해야할 일이 너무 중대하고 커보여서
다른 덜 중요한 일들, 재미있을 것 같은 일들에 자꾸만
시선과 집중을 빼앗긴다.
그렇게 <나의 중요한 일>은
뒷전이 되고
어느 순간 다시 급한 업무들이 몰려오다보면
그것들을 쳐내느라 <나의 중요한 일>은
또 다시 더 뒤로 밀려나게 된다.
그렇게 반복되다보니
나는 <지금 당장해야하는 급한 일>들만
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사실 내가 정말 되고 싶은 사람이 되려면
<지금 당장 급하진 않지만, 중요한 일>들을
차곡차곡 해내야 하는데 말이다..
30대 중반이 되자
조금씩 노후 준비를 체계적으로 해둬야겠다 싶어
올해부터는 연금저축펀드를 시작했는데
내가 지금 미루고 있는 일들이
마치 이 '노후준비'같다.
내일의 나, 미래의 나에게 미룰 수 있는 시간이
정말로 얼마나 더 남아있을까?
흔한 자기계발 영상에서 들은 것 같다.
<완벽보다 완성을 추구하라>고.
요즘 뭔가 일을 미루고 싶을 때마다
그 말이 메아리처럼 내 안에서 외쳐지는 느낌이 종종 드는데.
그럼 어쨌든 뭔가 점이라도 찍게 되는 것 같다.
완벽은 모르겠다.
하지만 완벽하지 못할까봐 아무것도 하지 않기 보다는
일단 오늘 내가 할 수 있는만큼의 무언가는
대충이라도 완성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며
완벽보다는 완성을 목표로 하는
'완성주의 인간'이 되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