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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물질 Nov 16. 2024

학교로 돌아간다.

정말 쥐똥만큼도 관심이 없었다.
철학은 내 관심 분야가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가 보여주는 영화의 도파민의 세계에 취하고, 시각적으로 예민했던 아이는 미술을 전공하고, 영화를 사랑하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영화, 연극, 뮤지컬,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했지만 한 번도 예술의 범주를 비껴나갔던 적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철학? 사유가 예술의 시작이라고 하더라고 
내가 생각해도 조금 뜬금이 없다. 그런 변화가 시작되었던 큰 포인트가 나에게는 2번 있었던 거 같다.

 

1. 독서모임 

꽤 오래전 친구의 추천으로 시작했던 독서모임은 고전, 경제,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책을 약 100권가량 읽고, 학우들과 함께 경영학 케이스스터디를 진행하고, 100시간의 봉사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이 활동을 통해서 정말 소중한 경험을 많이 했지만 특히 내가 전혀 내손으로는 절대 찾아 읽지 않았을 훌륭한 책들을 직간접 경험으로 읽었던 것이다. 독서모임에서는 내가 읽은 책은 직접 요약문을 작성하고, 발표와 토론을 주도했으며 내가 직접 읽지 않은 책이라도 발표와 요약문 그리고 토론에 참여하며 경험할 수 있었다. 

예술대학에서 10년 동안 공부한 경험으로 봤을 때 이 시간은 내가 마련하지 않았다면 찾아오지 않았을 경험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내가 예술 분야에서 그리고 더 다양한 갈증과 범주를 가진 사람으로 확장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이전에는 그저 졸업하는 것이 목표였던 나는 독서 모임 이후에는 의미를 담은 작업을 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영화와 현대미술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2. 석사 

그렇게 영상과 영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더 공부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석사에 입학하게 되었다. 

정말 예술가가 될 생각이었던 나는 독일 유학을 준비하기도 하지만 코로나에 막혀서 출국을 못하게 된다. 생각해 보면 코로나까지도 이 모든 변수의 완성인 거 같다. 전체적인 흐름에 내가 끼어있는 것이겠지만 그렇게 대학원에 입학해서는 주체적으로 작업을 하고 연구를 하기 위해서 나의 주제와 이야기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나에게도 많은 서사가 있지만 내가 겪은 일이 나의 불씨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사회적 문제와 나는 어떤 부분에서 연결되어 있지만 내가 정말 진정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오히려 생태와 자연 그리고 미래에 대한 문제들이었다. 이런 주제를 가지고 석사에서 논문 및 연구 그리고 현대미술 작업을 지속한다. 이 과정은 주체적인 사고와 나의 강점을 발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노력을 해서 인정을 받았던 능동적인 경험이기도 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이런 많은 선택은 결국 내가 그런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서. 우연은 쌓여서 어떤 동기를 만들어 낸다. 

정말로 몰랐다. 그 순간에는 

석사를 졸업하고, 다시 취업한 회사에서는 어떤 동기를 느끼기 어려웠고, 나는 내가 진심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탐구하러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앞으로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책을 읽고, 공유하고 정리해보려 한다. 

앞으로 내가 박사과정에 합격하고 공부를 시작할 수 있을지 또는 떨어지고 포기할지 아니면 도중에 포기할지는 나도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이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삶이라는 것을 느끼고 그 안에서 나의 결과를 최선을 다해 만들어 보려 한다.  


생태철학 또는 미디어 생태학에 대해 학자들과 이론을 그래도 알기 쉽게 정리해 보려 한다. 

(연구에서 한참은 멀어져 있던 나를 위해서라도! )

혹시나 도움이 되는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 


"운명이란 어딘가 다른 데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속에서 성장하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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