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 사물: 고등어>
등이 푸르렀던 시간이
불 위에서 느루 스미듯 구워진다
한때 너울을 건너던 몸이
지금은
식구의 입 안에서 녹아든다
어시장, 재래시장, 마트
이제는
화면 속에서도
푸른 물결이 출렁인다
집집마다 불이 켜지고
고등어 굽는 냄새가 골목을 흐르면
달그락거리는 숟가락들이
사이좋게 저녁을 건넨다
자반 같은 객지밥을 먹는 날이면
네 안의 푸르스럼한 뒷면이 자란다
그 푸르름이 어쩌면
그리움의 비늘일지도 모른다
가격표가 들쑥날쑥한 세상에서
사람들은 오늘도
한 마리의 저녁으로 서로를 건넌다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도 또한 알았도다
(전도서 3:13)
글벗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평온한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사진.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