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황금 화장실’ 컬러의 진심
지인과 문자를 주고받다가 잠시 멈칫했다.
그녀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지금 화장실에 앉아서 너랑 문자하고 있어.”
그 말이 너무 솔직해서 웃음이 났다.
우리는 서로의 일상 한 조각까지 공유할 만큼
가까운 사이였던 걸까,
아니면 요즘 사람들의 경계가 그만큼 빠르게
허물어진 걸까.
누군가의 ‘지금 있는 자리’를 안다는 건
묘하게 생생하다.
바쁜 카페, 지하철, 회의실이 아니라 가장
사적인 공간에 앉아 문자를 한다는 말에
언젠가 '태국 치앙라이의 왓롱쿤'을
찾았을 때가 생각났다.
햇빛 아래 반짝이던 황금빛 건물이 눈을
잡아끌었다.
처음엔 당연히 사원의 일부라고 생각했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그 건물이 화장실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왓롱쿤의 메인 사원은 순백(White)이었다.
흰색은 원래 영적 순수성, 깨달음, 정화의
상징이다.
그런데 화장실만 황금색으로 설계했다.
이 대비는 컬러마케팅에서 말하는 'Brand
Contrast Strategy'와 동일한 방식이다.
대비되는 색을 통해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만드는 기법이다.
이상, 순수, 정화의 흰색과 현실(real),
욕망, 물질성을 나타내는 금색,
이 두 개의 컬러는 인간이 욕망을 내려놓고
순수로 이동하는 심리적 통로를 말한다.
'눈에 띄게 하되, 곧 겸허함으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이 황금 건물은 방문자를 소비자로 보지
않고, 컬러를 통해 자기 성찰을 유도하였다.
먼 거리에서도 황금빛의 화려함에 시선이
잡힌다.
가까이 갈수록 지나치게 화려한 금색이 부자연스러울 만큼 과한 느낌을 주지만,
‘그 과함 자체가 메시지’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다시 흰색 사원으로 이동하며 컬러 대비가
주는 정화감을 경험하게 한다
이는 브랜드 공간에서 사용되는
'Emotional Journey Design(감정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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