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린 날,
우리는 한 사람의 지난 시간을 조용히
배웅했다.
눈송이는 크고 무거웠고,
마치 하늘이 대신 말해주는 듯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괜찮습니다.”
송별회 자리는 눈 얘기만큼이나
소박하고 따뜻했다.
퇴직하는 원장님은 억울함을 오랫동안
삼켜야 했던 분이었다.
'아동학대 혐의'라는 말 한 줄이
얼마나 무겁고 차가운 돌처럼 마음을
짓눌렀을지,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쓰였고,
그래서 더 무슨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지 않는
날이었다.
조심스러워 안부조차 묻기 어려웠다.
그런데 정작 원장님은
“난 괜찮아요.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며 연신 고마움을 내비치셨다.
늦은 시간까지 자신을 기다려준 원장님들께
감사하다고 했다.
그 말에는 울컥 솟구치는 복잡한 감정들이
조금씩 가라앉은 흔적이 담겨 있었다.
3개월.
길다면 길고, 짧다면 너무 짧은 시간.
그 시간 동안 마음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우리는 다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오늘만큼은 한결 편안해 보였다.
오랜 숨을 내쉰 뒤에야 찾아오는 표정이었다.
카페 문을 나서자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하얀 세상이 조용히 쌓이는 사이,
우리의 발걸음은 서로에게 닿았던 마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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