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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Sep 29. 2024

대한민국이 ‘김건희 리스크’를 견딜 수 있냐고?

이러다가 다 같이 죽는다.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에 관련된 기사가 하루가 멀다 하고 한국 언론을 도배하고 있다. 조중동마저 ‘김건희 비판’ 대열에 선 지도 오래되었다. 그러나 김건희는 굳건하다. 맘대로 다리 검색하고 맘대로 야간 산책하고 맘대로 해외 방문에 따라나선다. 그래도 누구 하나 건드리지 못한다. 현재 김건희는 최고 존엄을 넘어서 거의 신성의 경지에 올라가 있다. 그래서 김건희의 ‘김’ 자만 들먹여도 신성모독죄에 해당하는 범죄자로 몰리는 분위기다. 어쩌다 이리되었는지는 지나가는 ‘개 사과’도 잘 알고 있다. 바로 윤석열의 ‘격노’다. 김건희 이름만 이야기해도 윤석열이 격노하는 판국에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는가? 어차피 3년 정도 버티면 이 정권은 끝나고 다음 정권에서 ‘심판’을 받을 것이니 말이다.     


문제는 그 3년 동안 이미 지난 2년 넘게 고난의 행군을 이어온 국민이 문자 그대로 game of death, 곧 사망유희에 놀아날 것이 뻔하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도 무너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얼마나 버틸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 와중에 여당이라는 국민의힘은 노인 일자리 100여만 개 만든 것을 자랑하는 재주를 부린다. 노인들 덕분에 실업률이 낮아지는 착시 효과를 이어가겠다는 수작인데 과연 얼마나 더 버틸까?     


뉴스를 보니 연금 수급자인 63세 이상의 노인들 절반 이상, 정확히는 53.4%가 연금만으로는 살기 힘들어 취업 전선에 나서고 있단다.(참조: https://v.daum.net/v/20240929073341258) 그리고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젊은이들이 만성적으로 모자란다는 뉴스도 나온다.(참조: https://v.daum.net/v/20240929110302306) 이유는 간단하다. 연봉이 3천만 원도 안 되는 현실 때문이다. 그런 직장에 청년층 종사자 비율이 30% 남짓이란다. 결국 중장년층이 더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미 인구 소멸 국가가 된 나라에서 젊은이들이 일을 안 하고 있다면 그 나라의 장래는 뻔한 것 아닌가?     


그런데 그런 위기의 나라가 지난 2년여 동안 ‘김건희 리스크’에 휘둘려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오죽하면 <조선일보>의 강천석마저 “화약고 끼고 사는 나라 최대 현안이 대통령 부인 문제, 이게 말이 되나”라고 탄식을 할까?(참조: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4/09/28/XJYQAG6IWVBPJBNQABRC3ZVOSM/)     


결국 이제는 모두가 이 나라의 가장 큰 문제가 김건희라는 사실을 다 알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누구도 나서서 그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안 한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마저 꿈쩍도 안 한다. 그런 상황에서 국민은 둘로 갈려 ‘빨갱이’와 ‘토착 왜구’ 토벌에만 골몰하고 있다. 물론 해답은 다 알고 있다. 강천석이 다음과 같이 말한 대로 말이다.     


“전쟁의 화약고(火藥庫)를 끼고 사는 대한민국 최대 현안이 대통령 부인 문제라는 게 말이 되는가.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정치 초보 여당 대표를 나무랄 일이 아니다. 사법 처리를 피하기 위해 오로지 대통령 탄핵에 골몰하는 야당 대표를 쳐다볼 것도 없다. ‘모든 책임은 여기에 있다’는 대통령 책상 위 명패를 따라야 한다. 그 말의 주인공 트루먼 대통령 전기는 ‘트루먼은 일생 동안 아랫사람에게 격노(激怒)한 적이 없다’고 했다. 부인 문제를 푸는 첫걸음도 거기서부터다.”  

   

그러나 누가 감히 ‘김건희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는 윤석열을 설득하겠는가?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지나가는 ‘개 사과’도 문제를 알고 답도 알지만 실천할 길이 없다. 탄핵을 이야기 하지만 갈길이 너무 멀다. 탄핵 말고 더 빠른 길은 정말 없는 것일까? 강천석의 다음과  같은 말처럼 으스스하다.      


“지하철 5호선 세종문화회관역 6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는 오늘도 ‘수리 중(修理中)’이다. 벌써 3일째다. 공사를 하는 젊은 엔지니어에게 물으니 ‘베어링이 비에 젖어 녹슬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22계단밖에 안 되는 짧은 에스컬레이터라서 큰 불편은 없다. 일 년에 예닐곱 번 고장이 난다. 한번 고장 나면 한 달가량 방치하다 수리팀이 나와 하루나 이틀 걸려 고쳐 놓으면 한 닷새 돌아가다 다시 멈춰 선다. 10년째 이런 상태다. 한국이 어쩌다 이런 나라가 됐을까.    

 

과거엔 무심코 지나쳤던 사소한 일이 언제부턴가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다. 무슨 ‘징조’나 ‘조짐’이 아닐까 하는 겁부터 난다. ‘징조’나 ‘조짐’은 객관적 근거 없이 괜히 잘될 것 같은, 혹은 안될 것 같은 느낌을 말한다. 여기선 물론 후자(後者)다. 버티고 견디면 결국 잘 풀리더라는 나라의 장래에 대한 체험적 낙관론이 흔들린 것이다. ‘자신감’이 들어섰던 자리를 ‘불안감’이 차지했다.”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이 외친 비명이 새삼 떠오른다.    

 

“이러다가는 다 죽어!”    

 

그렇다 이러다가는 ‘빨갱이’도 ‘토착 왜구’도 다 죽어 한반도는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이 될 것이다. 그런데 그래도 좋다고 한국 국민은 오늘도 패가 갈려 서로 원수로 여기며 죽자고 싸우는 데 어쩔 것인가? 그냥 다 죽는 수밖에 없다. 마치 김건희가 나라를 멸망으로 이끄는 것처럼 언론이 떠들지만 정작 나라를 소멸시키는 것은 깨어 있지 못한 국민이다. 다만 ‘만만한’ 김건희를 좋은 핑곗거리로 삼을 뿐. 좌나 우나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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