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여기에 있게 한 지구, 그리 길게 머물진 않을 테지만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잠시 머무르는 소중한 나의 보금자리. 우주에서 현재 우리가 머무를 수 있는 유일한 행성. 우리는 약 수백만 년간 지구가 주고 있는 호의를 폭력으로 되갚고 있다. 한 번도 폭력이 없었던 때가 없다.
요즘 날씨로 보았을 때 지구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있음을 실감하고 상당히 심란해졌다. 여름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이 끔찍한 나날들. 그런데 난 여태까지 심란해하고 슬퍼하기만 하고 진짜 지구를 위한 게 뭔지 한 번도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난 지구를 정말 사랑하고 아껴야 하고 그걸 생각에 그치지 않고 행동에 옮겨야 하는데 내가 무지하고 위선적인 탓에 자꾸만 그걸 망각하고 입에 되는대로 붉은 육류와 과자들을 처넣고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물쓰레기를 투기했다.
'내 몸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건강한 식단을 섭취해야 한다는 건 나에겐 유의미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런데 깨달았다. 내가 건강하게 먹어야 지구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걸. 나 하나 빨리 죽든 말든 그냥 살아 있는 동안은 되는대로 먹으면 안 되냐고 생각했는데, 너무 생각이 얕았다. 내가 아닌 지구를 위해서 건강하게 먹어야 한다.
누구도 하지 않는다고 나도 하지 않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사실 지구에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정말 많을거라 생각한다. 나도 결국 사람인지라 폭염에 에어컨을 켜지 않고 버티는 건 못 하더라도, 먼 거리를 걸어가진 못 하더라도. 식단은 쉽게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 유튜브 '정희원의 저속노화, 오늘 내 행동 중 환경에 가장 치명적인 것(Eat lancet)'을 시청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