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성경
2,000년 전
마리아는 언제나 신의 곁에 있었을지도 몰라.
아무도 모르는 거야.
성경에 여자는 세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예수를 따르던 수많은 사람 중에
열둘을 택했는데 모두 남자야.
택함 받지 못해도
무릎 꿇고 향유를 부었던 마리아가 있었지.
이 여자가 한 일을 기억하겠다 하셨지.
아들을 낳았어.
신의 아들이래. 아니 신 이래.
죽어가는 아들 십자가 아래에서
울지 않을 수 없던 마리아.
여자여.라고 불리던.
엄마 마리아.
베드로야, 시몬아,
그자들의 이름이 불릴 때
나를 부른다고 생각했어.
여자여.라고 마리아가 불릴 때
나도 같이 불렀지
이 여자야.
어릴 적 나는
단 한 번도 마리아가 된 적이 없는데
이 여자가 되고
이 엄마가 돼서
마리아가 되어있어.
시간의 가운데 서 있는 줄 알았는데
이 엄마가 되고 이 여자가 되더니
길을 잃은 건지 걸음을 멈춘 건지
세어지지 못하는 남은 사람,
여자가 되어 있어.
있잖아.
죽은 그분 앞에 울다가
마리아야 유일하게 불린 여자가 있어.
그 마리아는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지.
이름 없이 불리던 수많은 마리아는
세어지지 못한 여자가 되었고
이름이 남겨진 여자는
미치고 말아.
마리아 탓은 아닌데
자꾸 원망하게 되는 거야.
남겨져도 잊혀도
무릎 꿇고 엎드려 눈물 흘리며
끝까지 그 사랑을 놓지 않던
이 여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