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가는 저 부자 일요일 아침부터
아들은 쌀을 지고 아비는 가방 메고
입꼬리에 웃음 달고 어딜 바삐 가시는고?
반갑구나 그대도 자식 있어 보이니
우리 집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보오
내가 아들만 둘이라 어릴 때부터
자전거 인라인 축구에 루어낚시까지
운동이며 야외 활동을 열심히 시켰더니
이제는 러닝에 꽂혀 마라톤 라이딩을
주말마다 하고 있는 신세가 되었다네
남들은 대치동으로 입시 설명회로
자식들 데리고 다니기 바쁘다는데
나는 광화문 여의도 상암까지 태워주고
오늘은 안성 마라톤 대회까지 오게 됐네
누워서 생각하고 일어나 생각해도
이게 맞나 고민이 산같이 쌓였으니
하늘이라 원망하며 사람을 탓하랴?
그렇게는 생각하지 마오
그래도 쌀 한 포대는 건졌잖소?
그렇게 말해주니 마음이 조금 시원하오
아이들은 뜨는 해요 가둘 수 없는 바람이니
형제가 단짝 되어 달리는 것을 기뻐하고
열네 살 둘째가 10등 해서 받은 쌀로
옥 같은 밥을 지어 밥값 한 것을 축하하리라
아버님, 밥값도 좋지만 함께 뛰며 건강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