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아들 낳으라고 하세요?
넌 딸이 좋아, 아들이 좋아?
내 주변에 임신한 친구 혹은 임신한 와이프를 둔 친구에게 물어보면 10중에 9는 '딸이 좋다.'라고 말한다. 딸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실제로 예전에는 아들 낳을 때까지 시도했다면 요즘은 딸 낳을 때까지 시도하는 추세가 보인다. 그래도 아들만 둘 정도 낳은 후에는 딸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어서 (또 아들이 나올까 봐) 그만둔다고 한다. 딸 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 딸 둘이면 은메달, 딸 하나 아들 하나면 동메달, 그리고 아들 둘이면 목메달이라더니. 한 번 목메달이 되면 금/은/동은 될 수 없기 때문일까.
최근에는 딸을 너무 이뻐하는 아빠를 칭하는 '딸바보'라는 말이 아주 흔해졌다. 이제는 딸만 낳았다 하면 다들 '딸바보'가 되고 딸을 못 낳았다면 아들에게 '딸 같은 아들'이 되어주길 바라기도 한다는데.
윤아야! 넌 아들 낳아야 돼!
폐백 하던 중 큰 고모님이 외치신 말이다. 시댁 모임 중에도 분위기에 묻혀 몇 차례 들은 말. 이걸 덕담이라 해야 할지 부탁이라 해야 할지. 이렇게 아직도 아들을 바라는 부모세대가 있어서, 딸이 아닌 아들을 낳았을 때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들어 위로가 된다고 한다.
딸을 좋아하건 아들을 좋아하건 어디까지나 선호의 문제지만, 요즘 시대에 젊은 부부들에게 아들을 낳으라고 하는 건 결코 덕담은 아닌 것 같다. 먼저 자식을 낳긴 할건지부터 물어보시길. 요즘 같이 애 키우기 힘든 세상에, 자식을 낳을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왜 자꾸 아들낳으라고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