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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29분 1분간

by 시니

10월 29일 10시 29분 1분간 추모의 시간

떠듦 웃음을 잠시 멈춘 대한민국 시간

좁디좁은 골목길의 비명을 추모한다

추모의 글 노란 스티커는 다 떼어졌어도

추모의 글을 새겨놓은 골목 벽면엔 아우성이 붙어있다

골목 오른쪽 옆호텔이 건재해도

골목 왼쪽 대형게임장이 입점했어도

10월 29일 10시 29분은 추모한다

딱 1분이다

그 1분 속에

아픔

슬픔

비명

아우성

원망

후회를 뭉쳐 놓는다

1분 시간 속에

수많은 얼굴을

모르는 얼굴을

못 잊는 얼굴을

응축시킨다

그 1분이 1,095일이다


호텔에서 수영을 마치고 나오던 사람도

게임을 하고 나오던 소년들도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걷던 소녀들도

추모의 시간 1분은 가졌으리라


10월 29일

1,095일째

159명

이태원로 179

9자가 유난히 많은 그 일은

아픔을 겪는 이들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들도

모두 기억할 숫자이다


그래서

1분의 추모 시간은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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