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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by 시니

요양원이 포효한다

싫다고

다 싫다고

바깥에 나갈 거라고

집 아니고

바깥 말이라고

답답하다고

눈물도 포효한다


그런데 어떡하지

네 발은 네 몸을 지탱할 수가 없어

네 목은 네 머리를 세울 수가 없어

그래도 네가 원한다면

휠체어로 3명이 달라붙어서 옮겨 볼게

그래 우리 옥상 햇볕 보러 가자


고꾸라지는 앞몸

기울어지는 머리

조용히 미는 틈에 잠이 든 너

옥상 갈대와 작은 꽃들 속

햇살 아래 곤히 잠든 너

밤새 한숨 못 잔

너의 눈물 자국도 마른다


잠시 후면 또 옥상을 포효시키겠지

그래도 울어라

억울해도 울어라

살고 싶어도 울어라

죽고 싶어도 울어라

그래서

보낼 수 있는 있다면 다 보내라


살아오는 동안 네 고생을 우리가 안다

고통의 힘을 놓아주길

아프지 말고

매일 밤 고이 잠들길 기도하며

나의 혼을 네게 두고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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