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버 Sep 10. 2019

ep.06.이탈리아 베로나 고속도로 티켓 실종사건

                

이탈리아의 고속도로풍경


#베로나를 떠나 #돌로미티의 서쪽 관문인 #볼차노로 가는 길이었다. A22번 고속 도로에 차를 올리기 전 티켓을 뽑아서 운전석 선바이저(햇빛가리개)에 꼽아두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대체적으로 한적한 #이탈리아고속도로는 막힘이 없다. 한번 도로에 올려진 차는 거의 정체 없이 단번에 목적지로 이동해준다. 이만하면 통행료가 비싸도 그럭저럭 수긍할만하다.



고속도로의 풍경은 볼차노에 가까워지면서 시시각각 변한다. 높은 산악지형들의 모습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도로에서 보는 산들의 풍경은 아직은 정감 있고 푸근한 아낙네들의 모습이다. 남성적이며 마초적인 #돌로미티를 마주하려면 아직도 한참을 더 가야 한다.                    


볼차노가 가까워오면 이런 산들이 서서히 나타난다. 그러나 진짜 돌로미티의 산들에 비하면 어린아이 수준의 산들이다.

                          

유달리 햇볕이 강했던 그날은 선글라스만으로도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볕이 좋았다. 유럽의 자동차들은 전면과 운전석 쪽 창문의 선팅이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고스란히 자외선을 감내해야 한다. 그럴 바엔 창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것이 나을 때도 있다. 햇볕가리개를 빼서 운전석 창문의 햇살을 막아본다.



그런데 그것이 큰 실수가 될 줄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볼차노에 가까워오자 저 멀리 톨게이트가 모습을 드러낸다. 요금을 내려고 선바이저에 꽃아둔 티켓을 찾아보니 웬걸 티켓이 없다. 분명 티켓을 꼽아두었는데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아마도 햇볕가리개를 운전석 창문으로 제쳐놓았을 때 강한 바람에 티켓이 날아간 듯하다. 난생처음 톨게이트 티켓을 잃어버린 곳이 이탈리아라니 짧은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이탈리아의 톨게이트 거의 우리나라와 유사하다.


내 차례가 되었다. 다행히 수납원이 젊은 여자분이다. 게다가 서글서글한 게 친절하기까지 하다. 그녀를 보며 인사를 건넨 후 티켓 미싱(Ticket Missing)을 외친다. Missing?이라니 티켓을 잃어버린 것은 티켓 로스트(Ticket Lost)일 텐데 이런 영어 무식자도 없지 쉽다. 그런데 내 입장에서는 티켓은 실종된 것과 다름없으니 Missing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친절한 00씨!! 무뚝뚝한 나이든 남자직원이었다면 고생좀 했을지 모른다.

                     

내 말을 들은 그녀. 순간 무슨 상황인지 몰라 당황한다. 나는 바람에 티켓이 날아갔다며 손짓으로 추임새를 넣어주니 그제서야 상황 파악 완료. 개떡같은 영어를 듣고도 무슨 상황인지 단번에 알아차린다. 이러니 내가 영어공부를 하지 않게 된다. 대충 말해도 대충 다 의사소통이 된다.



이런 상황이 종종 있는지 서류 하나를 꺼내면서 어디에서 왔냐고 묻는다. 베로나라고 하니 north verona? south verona?를 묻는다. 내가 떠난 곳이 어느 방향인지 알 수 없지만 볼차노는 북쪽이니 북쪽이라고 우긴다. 아무래도 더 가까울 테니 낼 돈도 줄어들 것이라 기대를 하면서 말이다. 서류에 해당 내용을 적더니 나보고 사인을 하라고 한다. 그리고는 통행료를 내라고 한다. 내가 낸 통행료가 얼마였는지는 오래전 일이라 기억은 나지 않는다. 원래 냈어야 할 비용보다 얼마나 많은지 아니면 동일했을지도 알 수 없다.



아무튼 그렇게 해프닝은 끝났다. 티켓을 잃어버린 것은 난생처음이고 이걸 수납원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도 막막했다. 하지만 나름 수월하게 정리가 된 것이다. 여행은 이렇게 예측불가 돌발변수의 연속이다. 그래도 지나고 보면 모두 추억이 된다. 그렇게 추억 하나가 더 만들어진 셈이다.


나중엔 추억이 희망이 되고 가끔은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여행은 다녀볼 만한 가치가 있다.


위버씨 여행정보


이탈리아 고속도로

                              

이탈리아 무인정산기

우리나라와 이용방식은 동일하다. 출발지에서 티켓을 받고 도착지에서 티켓을 정산한다. 정산소는 무인정산소와 유인정산소 그리고 하이패스와 같은 텔레패스로 구분되어 있다.사람이 없는 곳은 직접 수납을 해야 한다. 카드,현금 모두 가능하다. 고속도로 최고 속도는 130km이다. 고속도로는 한산한 편으로 사고가 아니면 거의 막하지 않는다.






* 구독이벤트를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대상 : 제 브런치를 구독해주신 분 중 추첨을 통해 증정

시기 : 구독자 100분이 모이면 진행

선물 :"처음 떠나는 유럽 자동차 여행" 서적 2권 증정 

2종의 새로운 신간서적이 출간 예정중에 있습니다. 그외 다른 선물도 준비중입니다.

따라서 선물은 이벤트 개시시점에서 더 좋은 상품으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구독자 이벤트는 계속 진행될 예정이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이벤트 응모방법 및 자세한 사항은 이벤트개시 요건이 충족되면

브런치에 다시 공지하겠습니다.


여러분의 구독,댓글,방문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유럽자동차 여행정보제공 및 스터디카페 

드라이브인 유럽

필자가 새로개설한 카페입니다

관심있는분들 함께 했으면 합니다

카페 바로가기 [드라이브인 유럽] 

매거진의 이전글 ep.05.뮌헨 아우구스티너 맥주집의 칸트 할아버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