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번 베이징 만나통신사 연수에서 많은 분들이 가장 놀라워했던 장면 중 하나로 '루이싱커피(Luckin Coffee)의 AI 음성주문'이 있었습니다. 루이싱커피는 2025년 5월부터 AI 음성 주문 시스템을 도입하여 외식기업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또하나의 앞선 사례를 만들었는데요.
단돈 9.9위안(약 1,900원)짜리 커피를 파는 이 기업이, 어떻게 수익을 남기고 2만 개가 넘는 매장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운영할까요? 최근 발표된 루이싱커피의 <AI 음성 주문 상업적 효과 분석 보고서(2025.11)>를 바탕으로, 그들이 그리는 무서운 미래를 해부해 보려 합니다.
1. "가을이니까 따뜻한 걸로 추천해 줘" : 대화하는 AI의 등장
우리는 흔히 '디지털 주문'이라고 하면 키오스크 앞에서 뻣뻣하게 화면을 터치하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루이싱의 AI는 달랐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루이싱의 AI 에이전트는 도입 3개월 만에 일평균 10만 회 이상 호출되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99%에 달하는 수요 식별 정확도입니다.
고객이 "가을이라 쌀쌀한데 따뜻하고 칼로리 낮은 커피 추천해 줘"라고 말하면, AI는 즉시 의도를 파악해 메뉴를 제안합니다. 이는 단순한 음성 인식이 아닙니다. 바이트댄스의 '화산엔진(Volcano Engine)'과 '딥시크(DeepSeek)' 대형 언어 모델(LLM)이 결합된, 맥락을 이해하는 '지능형 비서'입니다. 운전 중이거나 손을 쓰기 힘든 고객들에게 이 기능은 단순한 편의를 넘어 필수적인 소비 습관이 되었습니다.
2. 10% 샘플링의 한계를 넘어 '100% 전수 통제'로
제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눈에 보이는 '음성 주문' 그 뒷단의 이야기입니다. 바로 '품질 관리(QC)의 혁명'입니다. 루이싱커피는 매장이 2만 개가 넘어가면서 사실상 사람에 의한 관리가 불가능해졌습니다. 기존에는 본사 직원이 녹음된 현장 상황을 일일이 들어보며 점검했습니다. 하지만 물리적 한계로 전체 주문의 10% 정도만 무작위로 뽑아서 확인(샘플링)하는 데 그쳤습니다. 나머지 90%의 상황에서 직원이 불친절했는지, 레시피를 어겼는지는 알 길이 없었죠. 하지만 루이싱은 여기에 AI를 투입해 판을 뒤집었습니다.
① 듣는 귀가 달라졌습니다: AI 시스템은 2만 개 매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대화와 주문 과정을 100% 실시간으로 듣고 분석합니다.
② 단순 감시가 아닌 '매출 코칭'입니다: AI는 직원이 고객에게 "현재 프로모션 중인 OOO 메뉴를 드셔보시겠어요?"라고 권유했는지(Upselling)를 정확히 체크합니다. 사람이 하면 '감시'지만, AI가 데이터로 분석하니 '성과 지표'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놀랍습니다. 사각지대가 사라지자 서비스 규정 위반 사례는 40%나 줄었고, 정확한 응대 덕분에 고객 만족도는 15% 상승했습니다. 사장님이 매장에 없어도, AI라는 꼼꼼한 점장이 24시간 모든 직원의 멘트 하나하나를 관리해 주는 셈입니다. 이것이 2만 개의 매장이 마치 군대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비결이었습니다.
3.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최고의 영업사원' 채용
많은 기업이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기술을 도입합니다. 하지만 루이싱의 전략은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그들의 AI는 '가장 물건을 잘 파는 영업사원'입니다. 앞서 언급한 전환율 25% 상승의 비밀이 여기에 있습니다. 고객이 무엇을 마실지 고민할 때, AI는 데이터에 기반하여 고객의 취향을 저격하고, 자연스럽게 객단가(AOV)가 높은 메뉴를 권합니다.
9.9위안이라는 초저가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극한의 회전율'과 '빈틈없는 마진 방어'가 필수입니다. 루이싱에게 AI는 직원을 줄이는 도구가 아니라, 모든 고객에게 최적의 제안을 하여 매출을 극대화하는 핵심 전략 무기인 셈입니다.
마치며: 당신의 비즈니스는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습니까?
루이싱커피의 사례는 우리에게 명확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그들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앱 하나를 잘 만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고객의 목소리(주문) - 매장 운영(제조) - 품질 관리(QC) - 경영 의사결정'에 이르는 전 과정(Full-link)을 데이터로 연결했습니다.
이제 요식업은, 그리고 리테일 비즈니스는 '감'으로 하는 장사가 아닙니다. 고객의 숨은 니즈를 데이터로 읽어내고, 이를 즉각적인 서비스 개선과 매출로 연결하는 '시스템 싸움'입니다. 이번 베이징 연수에서 우리가 목격한 것은 커피 회사가 아닌, '커피를 파는 거대한 테크 기업'의 미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