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비슷한 시기에 2개의 회사에서 제안이 왔다.
명함저장고로 사용하고 있던 리멤버 어플에
이력서를 업데이트 하며 간단히 경력을 적어두었는데
그렇다고 이렇게 연락이 오다니..?
제안이 온게 신기하기도 하면서
이제까지 너무 막혀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신입사원이 되기 위해 공채 입사공고에만
엄청나게 지원하던 시절이 있었다.
바늘구멍 한 번 뚫어보겠다고 달리다가
돌아돌았지만 2년만에 입사한 회사였다.
입사 이후 비합리적인 일들의 연속을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에 흐린눈 하고
무기력해진 선배들을 보며 한심하다 느끼면서도
나 스스로도 점차 무기력에 빠져갔다.
“나가면 더 지옥이야”
라는 말을 위로삼아 그자리에 안주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겪고
더더욱 현실이라는 말로 안주했다.
그런데 단순히 이력을 공개된 곳에
업데이트 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이었다니.
이력서에 멋들어지게 썼던
“저는 안주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라는 말은 8년 재직기간동안의 모습이 아니라
되고싶었던 장래희망 쯤이 아니었나 싶었다.
이제 나는 정말로 생각해봐야 했다.
회사라는 상점속에 전시된 피규어처럼
그 자리를 지키며 세월을 쌓아갈지
적어도 살지말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살만한 가치가 있음을 드러낼지.
아무래도 한 발자국은 나가고 싶어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