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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수동삵쾡이 Oct 21. 2019

별일도 없는데 돌아다니는 직장인의 감성팔이

https://www.youtube.com/watch?v=g3BXL3QvQD8


재생을 누르자 

4분남짓이니까 적당할거야   

오늘은 다들 커플이나 가족단위로 오는곳에 혼자 가봄으로서 한층 자괴감을 키우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월드컵 경기장 옆의 문화비축기지랑 월드컵 공원을 다녀왔어 

그냥 집에서 vr 게임이나 할걸 


미세먼지가 좀 있지만 날씨는 좋더라  

햇빛 들면 따끈따끈 그늘에는 시원한 전형적인 가을날씨 

나도 누군가 일행이 있으면 즐거웠을까 싶었지만 

횡단보도에서 싸우고 있는 커플을 보니 그런생각은 깨끗하게 사라졌다 

그렇게들 싸울거면 왜 만나는걸까 


지도같은건 보지 않는다 

그냥 발 닿는대로 막 걸어감 

요새들어서 건강문제도 그렇고 멘탈 문제도 그렇고 많이 바닥에 가까워 졌어 

비슷한 또래라면 다들 병원도 가고 잠깐이라도 좋으니 뒤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지금 다니는 회사가 5년째 다니고 있는 회사인데 

회사 자체는 나쁘지 않아 

오히려 나같은 새끼한테는 과분한 회사야 

그리고 사실 고졸에 별다른 큰경력이나 스킬없는 내가 이정도 벌이를 하고 있는게 신기한거지 

늘 풀액셀인 상태로 아 모르겠다 일단 고 하는 느낌으로 살아야 남들의 7-80%나 할수 있을까 말까하는데 

그나마 자리 보전하려고 허세를 있는 힘껏 부리면서 발버둥 치는거지 

마치 백조가 헤엄치려면 수면 밑에서는 열심히 발장구를 치지 않아 그새새끼들 다 구라야 

그냥 가만히 있어도 뜨는 기만자새끼들 백조....백조를 죽입시다... 

아무튼 그러다 금새 집중 풀려서 놀고 잠깐 집중되면 겨우겨우 일해서 시간 맞추고 그러는 삶을 8년 가까이 해왔어 

그때 90킬로씩 나가도 혈압이 130-70이었는데 

지금 100킬로도 넘고 혈압이 심할때는 210-140 나오더라 

병원에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처음에는 "죽기전에 잘 왔다고 생각해" 라고 하시더니 

다음번에 가니까 "저번에 한소리는 잊어버려 지금 안왔으면 죽었어" 라고 친절히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40도 안됐는데 혈압약 처방을 받았지 


이 어두운 통로처럼 끝에 뭐라도 보이면 

열심히 가봐야 겠다 뭐 대단한건 아닐수도 있지만 하면서 살텐데 

지금 내 삶은 아주 저멀리에  

"여기 있는건 그림의 떡입니다 너는 가질수 없죠" 

라고 써있는 간판만 있는 기분이야  

마치 내가 지금살고 있는 옥수동 월세같은거지 

이런 저런 채무에 묶여서 전세로 바꾸지도 못하고 

영원히 지금 이상태의 일을 하는한 계속 월세로 달달히 돈을 내야 살수 있는 그런상태 

이 금융의 쳇바퀴가 계속 돌아가고 나는 한살 두살 나이만 먹고 

어느새 처자식이니 가족이니 아무것도 남지 않은채 혼자 덜렁덜렁 독거노인으로 죽겠지 

그래서 밸브 인덱스를 샀다 

vr 게임 존나 재밌음 


많은것을 내려놓은 한해였어 

그것도 벌써 10월이네 

두달 지나면 2020 원더키... 

아 존나 아저씨 같네 


파빌리온이라고 쓰여진 건물의 내부 

안에서 통기타 공연 하면 좋겠더라 소리통 구조 좋아서 

제이슨 므라즈 - 벨라 루나 흥얼거리다 나옴 


잠깐 여기 얘기를 하면 옛날에는 기름가격이 유동이 심하면 

물가에도 영향이 많으니까 --- 가 "그럼 기름 쌀때 사서 쟁여두자" 한 결과물이 이것이다 

월드컵때 그만 합시다 하고 접었다가 지금 공원이 되었음 


무대가 조성되어있었음 

나도 분명히 어릴때는 남들 있어도 노래하고 그러는데 거리낌이 없는 즐겁게 사는 청년이었던것 같은데 

.....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아니었네 그때도 찐따였음 

아무튼 무대앞에 널브러진 아가씨들을 의아해 하며 자리를 떴다 

저기 흰거 사람임 3명 있었음 


괜히 내려다 보기   


괜히 올려다 보기 

낙서는 종특도 아니고 뭔...어휴.. 


콘크리트 구조물을 잘라서 입구를 파낸 모양같다 

안에서 뭔가 전시회를 하고있는데 보진 않았다 


안에 카페가 있는 가장 큰 건물 

애들 책보는 공간하고 아래 나오는 회전복도 같은게 있음 


카페 

비싸서 안마셨음  


알수없는 회전복도 

방탈출 같은 느낌 


다 올라가면 있는 중정 

하늘 구경을 잠깐 하다 나왔다 


아무튼 이번 글 외에도 내 글을 읽어준 개붕이들이라면 알겠지만 

나는 만날 혼자 사진이나 찍으러 다니는 아싸중의 씹 아싸다 

어느순간엔가 더이상 사람하고의 관계로 실망감을 받기 싫어서 

그냥 사람을 안만나는게 좋은것같다고 생각하기 시작해서 

점점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중 


그리고 원래 사진은 혼자 찍는거야 

오늘 걸은거리 2만보다 2만보 

내일 몸살날것같음 


조용한 복도같은 느낌 

나중에 좋은사람 생기면 여기와서 사진 찍어주고 싶다 

그럼 또 저번에 걔처럼 그사진보고 반한 누군가에게 환승하겠지 

내 징크스 중에 하난데 내가 왠만하면 사람 사진을 잘 안찍거든 

근데 내가 정말 좋아서 누군가의 사진을 찍어주고 나면 

귀신같이 그사진을 보고 호감이 생긴 누군가가 나타나서 귀신같이 가로채감 

오늘따라 보고싶네 다들 잘지내나 모르겠다 


지금은 어딘가에서 일하고 있을 지은이나 은비 둘다 좋은사람 만나서 잘 지냈으면 좋겠다 

다들 좋은 동생들이었는데 나같이 병신같은 새끼랑 맥주도 마셔주고 사진 찍자고 하늘공원도 같이 가주고 

홍대에서 12시까지 술마시고 방잡아서 더 마시자는데 니네 아버지 걱정하신다고 집에 바래다 주... 

병신같은 새끼 죽어라 그냥 

조커를 본 이후로 이상하게 계단만 보면 춤추고 싶은게 혹시... 


이 풀때기 처럼 질기게 살고있는 자신이 

가끔 이렇게 뒤를 돌아보는 시간에는 정말 둘도없는 개병신같을수가 없다 

그렇게 후회와 반성을 하지만 

인간은 변하는게 아니니까 또 좋은 사람이 생겨도 집에 바래다 주... 

정신차려라 35살 쳐먹은 병신 고자새끼야 으아아아아 


아무튼 그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공원 여기저기를 헤맨다 

문화 비축기지 여기 좋은것 같으니 평일에 애인과 함께 가도록 

주말에 이정도 관람객이면 평일에는 전세 낼수 있다 

거의 전속 스튜디오 처럼 쓸수 있을것 같음 


나무가 콘크리트 벽에서 열심히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다 

예전에는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나무새끼도 산다고 저러는데 이러는 느낌이 들었다면 

35세의 직장인으로 보면 겨우겨우 회사에 붙어서 밥벌이를 하고 있는 내모습이 보여서 안쓰럽다는 기분이 든다 

자리 선택에 실패한 새끼 목록 

단군

김알지

왕건

이성계

나 


저번주에 산 로또도 당첨되는 일같은건 생기지 않았으니 

다음주에도 변함없는 한주분량의 삶을 살겠지 

뭔가 나아지는게 보이질 않으니 

나라도 한몸 정신 차리고 살아야 겠다 싶어서 병원을 갔던건데 

의사선생님이 아이구 우리 씹쌔끼 죽지않고 왔네 하니까 어안이 벙벙하더라 


저번주부터 하루 7킬로씩 걸어서 퇴근하고 있고 

식단을 조금 규칙적으로 바꿨어 

한주에 5킬로 정도 내려가더라 

아마 밥이나 물을 좀 먹으면 1-2킬로정도는 왔다갔다 하겠지만 

갑자기 치킨 먹고싶네 


곳곳에 이렇게 야 이거 산업시설같은건데 공원으로 바꾼거임ㅋ 괜춘? 하는듯한 풍경이 많이 보인다 

여기쪽은 뒤로 돌아갈수없어서 아쉬웠음 


뭔가 좀 트렌치 코드같은것 입은 단발의 여성모델을 초빙해서 촬영해보고 싶은느낌이지만 

모델료가 비싸셔서 참는다 

나는 이상하게 상호 페이없이 촬영 하자고 하면 당일에 파토내고 안나오는 분이 많더라고 

아무튼 이렇게 문화비축기지를 슥슥 보고 내려와서 

모두의 마켓인가 야시장은 아니고 노점같은거 하는데 빵파는 대머리 아저씨가 파는 빵을 먹었다 

몬스터 뭐시기 빵이었던것 같은데 맛있으니까 갈일이 있다면 시나몬롤과 마늘빵을 사먹도록 해라 

한정수량인줄 알고 올라갈때 샀는데 내려올때도 보니까 많이 있더라고   

그리고 하늘공원으로 기어올라왔다 

억새축제 초반이라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다들 가족이나 애인과 온듯하고 혼자 씩씩거리고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큰카메라를 든 아저씨들이었다 

나도 그 집합과 교집합이기 때문에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올라갔음 


올라가서 잠깐잠깐 쉬고 발좀 풀다가 억새에 바람이 스치는 동영상을 찍으려고 해보았지만 

주변에서 츄릅츄릅 거리는 소리 자기야 찾는 소리 엄마으아으아아아악 

으애애애앵 아우 좀 쉬자 브저저저적(억새 다 꺾고 억새밭 헤치고 들어가는 소리) 

11월에 다시 와야 할것 같았다 


그렇게 해는 점점 지고 집에 갈까 싶지만 한바퀴 돌고 가야지 기껏 올라왔는데 하며 계속 걸었다 


그래도 사람 없는데로 경치 잘 짜낸거같다  

찍은사진들 다 그럭저럭 함 


그래서 풀사진밖에 없음 

딱딱한 풀+해   


말랑한 풀 + 선풍기   

그리고   


갸아아악 구아아아악 

사실 전구간이 이랬어 


집에 가고싶어진 느낌의 한컷 


서로서로 사진들 찍어주느라 바쁘신 사람들 

너무 이쁜 여자분 계신데 조심스럽게 사진 한장만 찍으면 안되냐고 정중하게 물어보고 정중하게 거절 당했다 

예의 바르신분이었어 


시발 그냥 물어보지 말걸.... 

왜 괜히 무슨 객기로 그런질문을 한거니 ㅠㅠ 


해지고 내려가야지 하면서 잠시 쉬는중이다   


도로에 차도 많더라 

내려가는 길쪽에도 불법주차를 잔뜩해놔서 누가 신고 안하나 했는데 

도로쪽에 어떤분이 스마트폰 들고 겁나게 찍으면서 가고 있더라 

열받아서 다 신고하려나 봄 


그나마 사람 적어보이는 망원샷 

아무튼 하루종일 지치도록 걸어다니니까 잡생각도 없어지고 좋더라고 

집에와서 식후에도 체중 재보니 안올라간걸 보면 힘들기는 한모양이고 


동영상 잘 편집해서 유튜버나 해볼까 했는데 

동영상 조져서 안될것 같다 

나중에 어깨캠같은거 하나 사볼까 싶음 


아무튼 그렇게 하늘공원을 대충 둘러보다가 수많은 인파에 끼여서 내려와 집에 왔다는 얘기   

내일은 또 출근해야 되는데 회사 가기 싫다 

그래도 가야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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