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선생님이잖아. 이 영화 봤으면 좋겠어."
어느 날 문득, 초등학교 4학년이 딸아이가 말했습니다. 몇 주 전일입니다.
"그래? 무슨 영화야?"
"세 얼간이야."
"세 얼간이?"
제목만 듣고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 고마워. 아빠 나중에 볼께."
그리고 한 달 정도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제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기분전환이 필요했습니다. 마침 딸아이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그래, 영화를 보자. 세 얼간이라고 했지?"
TV를 켜니 이럴수가...결재가 되어있었습니다. 그것도 '소장용'으로.
이유를 묻지 않고 바로 플레이했습니다.
러닝타임이 무려 2시간 52분...
'무슨 영화가 이리 길어? 다 볼 수 있을까?'
'인도영화니 단체 율동 나오겠네.'라는 생각으로 처음엔 별 생각없이 영화를 봤습니다.
그런데...이 영화는 달랐습니다.
웃기도 많이 웃고,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도 받고, 눈물도 흘렀습니다.
'이렇게 잘 짜여진 영화라니...'
영화를 보며 딸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아빠에게 이 영화를 왜 추천했어?"
"응, 아빠가 선생님이니까, 이 영화를 보면 좋을 것 같았어."
"그래? 정말 고마워. 아빠 정말 많은 것을 느꼈어. 좋은 영화 추천해줘서 너무 고마워."
[인도 영화에 대한 편견을 깨다.]
그 전에도 인도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제목이 생각나지 않지만 당시에도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 인도영화를 찾아서 보지는 않았습니다.
세 얼간이..
우리 나라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도의 상황을 그린 영화입니다. 스포는 최대한 자제하려 합니다. 제가 알기론 우리나라에서 2011년 개봉한 작품입니다. 8년 전 작품이지요. 허나 영화이야기는 지금 대한민국에 빗대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슬프기도 했습니다.
3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삶에 나도 모르게 몰입하고 같이 울고 같이 박수치며 봤습니다. 엄청난 영화입니다. 저는 영화 전문가는 아닙니다. 그냥 평범하게 영화를 보는 이 중 한명입니다.
감히 추천드립니다.
세얼간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과 자라는 아이와, 아이를 대하는 모든 이들이 봤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저도 얼간이가 되고 싶습니다.
알 이즈 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