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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문예 24, 가을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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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 24. 가을호 표지>
이 가을 눈물 짜는 풀벌레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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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기청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을 읽는다.
시집 <안개마을 입구>이후 10년 만이다.
시집 제목이 ‘열락’의 사전적 의미는 기쁨이고 희열이다. 그러나 확장된 의미
로는 유한한 욕구를 넘어서서 얻는 큰 기쁨을 말한다.
현재 재가 죽림산방에서 참선 수행중인 기청 시인은 ‘생멸이 없는 열락의 바다’가 곧 정신적 지향점
임을 깨닫게 한다.
시인이 시집의 해설 대신 밝힌 자신의 시 세계에서 우리는 머나먼
‘거기’를 지향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것은 내가 앉아있는 ‘바로 지금 여기‘
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나의 시는 내 안의 푸른 바다이며 약속이자 희망이며,
자연은 우주는 다 깨달아 있다. 우리도 이미 깨달아 있다.
다만 ‘모를 뿐‘이라고 말한다. (허형만/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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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청 시집 [[열락의 바다]표지/ 도서출판 한강/ 143쪽 값12000
만 개의 사과를 먹을 것인가?
잠자는 영혼을 일깨울 것인가?
(저자 이메일 sosick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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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4.09.06 09:34 호수 3836
기자명/ 김선두 기자 sdkim25@ibulgyo.com
‘열락의 바다’ -사진
기청 지음 / 도서출판 한강
‘열락의 바다’(기청 시집 / 도서출판 한강) 표지
20대 말 청년기에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문단 활동을 시작한 기청(본명 정재승) 시인이 새로운 시각의 시집 <열락의 바다>를 출간했다. 70대 중반에 와서 반세기의 시작(詩作) 활동을 집약하는 새로운 경향의 시집을 낸 것이다.
저자는 삶의 굴곡을 겪으면서 역설적으로 의문의 답을 찾았다. 절망의 나락에서 불교에 입문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고해(苦海, 고통의 바다)에서 열락의 바다(기쁨으로 충만한 세상)로, 안경 하나를 바꾸었을 뿐인데 세상은 정반대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가 원망하고 매달리는 집착의 삶이었다면, 이제 멈추고 비워내는 자유의 삶을 지향한다.
기청 시인은 자신의 시를 마음의 눈으로 읽기를 권한다. “명상하듯, 읊조리듯 시를 읽으면 시가 살아난다”고 말한다.
시집은 모두 6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1부 ‘명상의 장’에서는 ‘달 항아리’ ‘빈손’ ‘너는 거기에 있지만’ 등 삶의 관조와 성찰을 통한 마음의 시학과 존재에 대한 각성을, 2부 ‘열락의 장’에서는 ‘통나무 의자’에서 법정스님의 열정과 비움 무소유에 대한 정신을, ‘열락의 바다’에서 고해를 넘어 희열이 충만한 세상-깨침을 향한 문학적 두타행의 여정을, 3부 ‘서정의 장’의 ‘아내의 텃밭’ 작품에서는 꿈을 이루지 못하는 소시민의 애환을, ‘눈부신 날의 눈물’ 등에서는 샘물이 차오르듯 저절로 넘치는 서정의 봇물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먼 그날 신라의 혜초스님/ 부르튼 맨발로 사막을 건너던 밤/ 등불 켜들고 길을 밝혀주던/ 목숨보다 사무치는 님의 얼굴// 생명의 풀씨 하나 묻을 곳 없는/ 불모의 타클라마칸 사막/ 오도 가도 못하는 절망의 끝에서/ 환영(幻影)처럼 떠오르는 다르마여”(책 75쪽 ‘사막의 달’ 일부)
4부 ‘현상의 장’에서 ‘사막의 달’은 먼 신라의 혜초 스님, 목숨을 걸고 사막을 건너는 구도(求道)의 여정을, ‘펜데믹의 시간1·2’는 문명의 굴종과 절망을 이기는 생존본능을 그렸다. 5부 ‘생멸의 장’에서는 ‘비행연습 1·2’ 등에서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을, 마지막 6부 ‘여백의 장’은 ‘안달루시아의 개’ ‘낯선 얼굴’ 등에서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자유로운 발상과 의식의 흐름 기법 등으로 매임 없는 시의 자유를 구가한다.
“시는 내 안의 푸른 바다이며 약속이자 희망이다. 봄이 되면 귀신처럼 알아차리고 톡톡 함성 터져 나오는 생명의 봄꽃처럼, 자연과 우주는 다 깨달아 있다. 다만 모를 뿐이다. 시인은 삶의 고락과 그 오묘한 다르마의 이치를, 열락의 소리를 시의 음률에 실어 그대로 전할 것이다.”(저자 ‘나의 시 세계’에서)
<김선두 기자> sdkim25@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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