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동네로 이사 오는 날이었다.
엄마에게 이삿짐을 미뤄두고 나는 고양이를 데리러 갔다.
꽤 오랜 시간 바랬었다. 엄마와 함께 살면서, 독립하고 난 후에도 꽤 오랫동안 나는 고양이를 원했다.
한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은 매번 문턱에서 나를 망설이게 했다. 무섭고 두려운 일이었다.
새로운 동네, 새로운 업무, 그리고, 그리고 드디어 고양이를 데려오기로 했다.
오랜 고민에 답을 얻었다기보다는 오랜 머뭇거림에 간절함이 더 커져서, 그리고 새로운 일이 하나쯤은 더 있어도 괜찮을 것 같아서.
그렇게 우리 집에 고양이가 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