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면 어떻게 읽으시겠습니까?
지금은 이직에 성공해 다른 곳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해운업계에 몸담아 선사에서 근무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야깃거리가 있어 끄적여보고자 한다.
해운회사 영업 메일 인박스를 훑다 보면 정말이지 다양한 이름의 배들이 존재하는 걸 알게 된다.
M/V SUNNY SKY, M/V ATLANTIC FAIRY, M/V JUPITER CHARM처럼 아기자기하고 깜찍한 선명이 있는가 하면, M/V AUDACIOUS, M/V BRAVEHEART처럼 강인하고 늠름한 느낌을 주는 이름도 있다.
이와 달리 색다른 느낌을 주었던 배 하나를 예로 들면 M/V SIBAL이 있다.
M/V는 Motor Vessel의 약자로, 일반적인 화물선 이름 앞에 붙는 용어다. 하지만 M/V가 붙거나 말거나 이름이 SIBAL이라면... 한국인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유감스럽다.
나와 동기는 이 배 이름을 어떻게든 순화해본다. 모터 베슬 사이벌, 사이발 등등...
선배사원에게 물어보니 그냥 '그 배'라고 지칭한다고.
결론은, 이 배는 한국에서 운항하긴 틀렸다.
그나마 월드와이드 비즈니스인 것이 천운.
그래도 지금까진 M/V SIBAL보다 더 발음하기 곤란한 배 이름은 찾지 못했다.
참 다행(?)이다.
+이제 와서 혹시나 어학사전에 선명을 검색해보니....
그 배가 체코 배였던가...? 선주가 누구였는지, 어느나라 밴지 확인해 볼 걸.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글로벌 비즈니스는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