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일기, 다이어리, 편지, 블로그, 브런치 등 꾸준히 글을 쓰는 행위를 좋아했다. 주변 지인들의 생일이면 짧은 카드라도 꼭 써서 전하는 편이고 글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다듬는 법을 배웠다. 그저 허공에 떠돌다 잊히거나 사라질 말 대신 오른손으로 꾹 눌러쓴 글이 눈에 담고, 마음에 담고, 기억에 담기에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여주기 위한 글은 아니지만, 내 안에 머물던 소중한 생각들을 꺼내 한 자 한 자 적다 보면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네기도 한다. 그중 제일은, 바로 나 자신임은 어쩌면 당연하다. 오래전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면 분명 여러모로 단단해졌음을 느낀다. 내가 이런 글을 썼구나, 기억이 나지 않은 그때를 회상하며 다행이라고 안도한다.
나의 기록들을 한데 모아 두고 볼 수 있어 기쁘다. 멈추지 않는 시간이 매일 흐르고, 나 역시 매일 달라지곤 하는데 그 모습을 담아내는 건 사진과 글이다. 외적인 변화는 사진이 담고, 내적인 변화는 글이 담는다. 차곡차곡 글과 기록, 에세이를 모으다 보면 그것이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매개체가 된다. 소중한 걸 계속 꾸준히 해나가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