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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도구_책

책책책, 책을 읽는 게 어렵다면 수집만이라도

by 송곳독서

10년 이상 꾸준히 하고 있는 습관이 있나요?

저는 플래너 쓰기와 독서 습관입니다.

대학생 때부터 플래너를 쓰기 시작해 여전히 매일 들고 다녀요. 이제는 20년을 함께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기계발 도구들의 첫 번째는 플래너 쓰기일까요? 챕터 제목에 힌트가 있는데요. 플래너 쓰기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두 번째 자기계발 도구들로 다룰 계획이에요.


항상 1등, 1번, 대상을 정하는 것은 어렵죠. 무엇을 자기계발 도구들의 첫 번째로 정할지 한참 고민했습니다. 함께한 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메모가 우선이지만 자기계발의 도구를 전체적으로 포괄하는 측면에서 본다면 책이 근소한 차이로 앞선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첫 번째 자기계발 도구로 소개할 것은 바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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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다시 방영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21년 만에 유튜브에서 부활 특집방송으로 진행되었죠. 2001년 MBC 예능 ‘느낌표’의 한 코너로 시작되어 전국적으로 독서 열풍을 일으켰던 유명한 프로그램입니다. 우리나라 국민들 전체가 가장 책에 관심이 많았던 시절이지 않을까 조심히 추측해 봅니다.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방영되었는데, 방송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그 시절 베스트셀러 목록은 다음과 같아요. 혹시 읽어보신 책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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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고백하면) 저는 전 국민이 독서에 관심을 가지는 그 시기에 베스트셀러도 읽지 않았습니다. 이때 고등학생을 지나 대학생 때였는데요. 고등학생 때는 수능시험 공부하느라 책을 읽지 않았다는 핑계라도 댈 수 있겠지만, 대학생 때는 변명의 여지가 없네요. 사실 책을 읽는 것 자체에 크게 흥미가 없었습니다. 수능이라는 인생 과제와 대학생활이라는 넘치는 자유를 만끽하느라 말이죠.


그럼 저는 언제부터 책을 읽었을까요?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가 몰고 온 독서열풍이 한참 지나고 우리나라에 자기계발서가 새롭게 인기를 얻기 시작할 무렵인 2008년부터 책을 열심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시대흐름에 따라 문학이 아닌 자기계발서로 말이죠. 그렇게 시작한 독서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질지는 몰랐습니다. 이렇게 길어질 줄 알았다면 좀 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을지도.


뭐든 그 시작이 중요합니다. 이때 소설이나 문학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지금은 문학소년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작부터 문학책이 아닌 자기계발서를 100권 읽어낸 그 경험 덕분에 아직도 자기계발서를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주변 분들이 왜 문학책을 잘 읽지 않느냐고 물어보는데요. 이 글이 답이 될 수도 있겠네요. 큰 이유는 없었고 시작이 자기계발서였어요. 그게 무엇이든 첫사랑은 간절한 것이니까요.



자기계발서가 좋았던 또 다른 이유는 삶의 문제를 생기면 그 해답이 책에 있었기 때문이에요. 책을 읽는 행위, 그 자체의 즐거움보다는 책을 통해서 인생의 해결책을 찾아가는 방식이 좋았습니다. 나보다 먼저 세상을 살아간 선배들이 이미 겪고 적어둔 해결책이 책에 다 있었으니 말이죠! 한 번 사는 인생에서 먼저 그 길을 걸어가 본 사람들의 조언은 하나하나가 값진 선물이었습니다.


책을 읽기 시작한 그때는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직장인이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직장생활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중 한 가지는 같이 근무하는 선배와의 갈등이었습니다. 사실 주변에는 일을 잘한다고 소문난 분이었는데, 저랑 같이 근무하던 시기에 그 선배가 다른 곳으로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었죠. 자연스레 저에게 더 많은 업무가 주어졌고, 가끔을 불합리한 경우도 생겼어요.


그런데 얄밉게 느껴지던 선배가 도서관에 가면 책을 한가득 빌려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여유시간에는 다른 곳에 시간을 쓰지 않고 즐겁게 책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 했을까요? 분명 예상하셨겠지만. 그 선배보다 더 많은 책을 읽겠다는 목표로 열심히 책을 읽었습니다. 물론 추가로 더해지던 일을 하면서도 말이죠.


그때 읽은 책이 『피터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로』, 『꿈꾸는 다락방』 같은 책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매년 100권 정도의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통해서 직장생활의 문제점도 이겨냈고, 삶에서 문제가 생길 때는 책 속에서 길을 물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너무나 효과적인 방법이었어요. 그리고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책을 읽는 습관, 어려울 때 책을 찾는 습관, 미래를 생각하면 책을 수집하는 습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첫 자기계발 도구들은 책이에요. 책을 읽는 습관인 독서는 나중에 또 다른 챕터로 다루어볼 생각인데요. 시작은 그냥 책입니다. 읽어도 좋고 그냥 수집만 해서 가지고만 있어도 삶에 든든한 버팀목이 됩니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고 해서 스스로 사라지지 마라. 그들이 고개들 들어 나를 바라볼 때까지 기다려라. 퇴장만 하지 않으면 반드시 누군가가 나를 기어이, 본다.”_아놀드 슈워제네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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