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하는 삶을 살았다. 책을 천 권 이상 수집했고, 만년필도 열 개는 소장 중이고, 플래너를 매년 3개씩 수집했으며, 인간관계는 가능한 많이 늘렸다. 수집하는 과정이 자기계발이라고 생각했다. 뭔가를 더 많이 수집할수록 성장하며 나아가고 있다는 그 느낌이 좋았다.
신기하게도 더하는 삶은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항상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천 권이 넘는 책을 구입해서 책장엔 책을 둘 곳이 없었다. 바닥부터 하나씩 쌓아 올렸더니 안 그래도 작은 서재는 책의 늪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한 달에 10권 넘는 책을 사 재꼈다. 여전히 나는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으로.
깨달음은 어느 한순간에 온다. 그 순간을 알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 알 수는 없다. 지금은 깨달음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것 또한 착각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깨달음은 직감과 비슷하다. 요즘 그 직감이 나에게 말한다.
“자기계발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야.”
책, 옷, 인간관계 그리고 생각까지 빼본다. 마지막에 남는 게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