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가요? 힘든가요? 숨이 턱까지 찼나요?"
_달리기(윤상 작곡)
나는 새벽 5시에 일어난다. 물 한 잔을 마시며 생각을 맞아들이고, 잠은 다시 밤으로 돌려보낸다. 고요한 거실로 나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다. 손목과 발목을 천천히 돌리며 호흡을 고른다. 요가 매트에 누워서 나 혼자만 깨어 있는 이 새벽을 온전히 느낀다.
오전 5시 30분. 옷을 갈아입는다. 설마 달리기를 하려는 걸까? 맞다.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도 매일 새벽 달리기를 하며 미래를 고민했다고 한다. 많은 자기계발서가 아침형 인간과 달리는 습관이 인생을 바꾼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아침에 일어나 달리기를 하면 효과는 분명하겠지. 날씨는 검색하지 않는 게 한 가지 팁이다. 고민하지 말고 일단 밖으로 나간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인증샷을 한 장 남기고 서서히 달리기 시작한다. 아무리 서둘러도 누군가는 이미 먼저 달리고 있다. 달리기를 시작하며 옥상달빛의 〈달리기〉를 듣는다. 나에게 사연이 많은 곡이다. 이 이야기는 본문에서 차차 풀어갈 예정이다. 리듬과 함께 가슴이 뛰고, 내 다리도 함께 뛴다. 뚜둔뚠뚠, 뚠뚜둔.
오전 6시 30분. 두유, 오일 한 스푼, 바나나를 챙겨 먹으며 출근 준비를 한다. 가장 아끼는 검은색 백팩을 메고 집을 나선다. 나는 이 가방을 '생존 키트'라고 부르는데 안에는 상상하는 것 이상이 들어 있다. 기본으로 책 2권(가끔은 3권), 헤드폰과 이어플러그, 우산, 칫솔과 치약, 방수 커버, 장갑, 비타민과 캔디, 독서용 라이트와 플래그, 텀블러와 아이패드까지. 이 정도면 미니멀리스트는 분명 아니다.
지하철에 탑승하자마자 휴대폰을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고 독서를 시작한다. 출근에 보통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데, 환승 시간을 제외해도 1시간 가까운 독서 시간이 생긴다. 하루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 이 시간에만 몰입해도 일주일에 2권은 책을 읽을 수 있다.
오전 8시. 직장 앞 지하철역에 도착한다. 직장까지는 걸어서 15분쯤. 그동안 영어 원서 오디오북 서비스인 오더블(Audible)로 영어를 듣는다. 이렇게 하루 30분 영어 공부를 한다. 어느덧 5년째다. 이런 흐름으로 내 하루가 시작된다.
17년 동안 자기계발서를 읽어왔고, 그중 많은 것들을 삶에 적용해 보았다. 어떤 습관은 나에게 놀라울 만큼 효과적이었고, 어떤 습관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모두가 좋다고 말하는 방법이 나에게는 맞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게 삶을 최적화하려 애쓰며 인생의 방향을 고민해 왔다.
지금부터 들려줄 이야기는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를 통해 배운 것들에 가깝다. 이제 막 자기계발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삶에서 직접 시험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은 조언을 건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