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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라홍 Oct 24. 2024

[3년차]2.우리 XX, 잘 부탁해

돌이켜보니, 정말 가족 같았던 나의 첫 번째 팀.

수많은 감정을 흘려보내고 영업소에서 farewell을 빙자한 회식을 마련해 주셨다.

나의 이동이 발표되었을 때,

영업소 사람들의 반응은 '축하한다'였다.

최근, 11년 차 직장인으로 몸 담고 있는 3번째 회사에서 팀 이동이 여러 번 있었는데, 돌이켜보니 정말 순수하게 나의 변화를 축하받았던 적은 10년 전 그날 이후로 없었다는 사실이 새삼 나의 변화를 축하해줬던 영업소원들의 마음이 너무나 따스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재수생 동생의 야식까지 챙겨줬던 소장님은

(수능 전 찹쌀떡도 챙겨주셔서 야무지게 동생과 나눠 먹었다) 영업사원으로서, 본인의 소원으로써 마지막 회식 자리에 내가 새롭게 갈 팀의 팀장님을 초대했다.


내가 영업부에 있을 때 함께 일해서 잘 알던 마케팅팀 사람들은 종합병원 쪽 담당이었기 때문에, 나는 새로운 팀의 팀장님과는 일면식도 없었다. (오다가다 인사하는 사이, 이야기는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아마도 내가 새로운 팀에 가서 어색해할 것이 눈이 보였는지 아마도 소장님은 물가에 자식을 내놓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귀찮은 일인가.

본인과도 크게 관련 없는 팀의 팀장과 일정을 맞춰야 하고, 소원들과도 별로 관계가 없는 사람이니 분위기가 어색할 것이 뻔한데...


그리고 식사 자리에서, 소장님은,

"우리 XX, 잘 부탁해~" 라고 술잔을 기울이며 나의 새로운 팀장님에게 얘기하셨다.


적어도 소장님은, 나를 가족같이 여기셨던 것 같다.

감정이 풍부하신 분이라 함께 일하면서 때로는 소원들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뭐랄까.. 이런 인간적인 배려와 마음 씀씀이는 이후 다시는 경험해 보지 못했다.


젠가 나의 팀원이 이동하게 되었을 때, 소장님이 나에게 해 주었던 것처럼 멋진 선배, 멋진 어른으로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배려를 실천해 보는 것은 여전히 나의 버킷 리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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