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생각했다. 하루하루 버틸 만큼은 했고, 큰 실패도 없었다.
그런데 문득 SNS를 스치듯 넘기다가, 다들 내 또래는 뭔가를 이루고 있는 것 같았다.
새로운 직장, 멋진 집, 반짝이는 무대, 단란한 가정, 행복한 사진들.
나는 여전히 같은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발걸음이 느려진 기분이었다.
누가 나를 평가한 것도 아니고, 누가 나를 탓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가장 잔인한 건 늘 내 안의 목소리였다.
'너만 뒤처진 거 아니야?'
그 비교는 늘 스스로에게서 시작되었고, 그게 제일 힘들었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 말이 필요하다.
'이 속도도 괜찮아.'
다른 사람의 속도와 내 속도를 견줄 필요는 없다고,
누군가 옆에서 말해줬으면 좋겠던 날이었다.
*노래: Red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