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람 Oct 27. 2020

다시 예전처럼 살 수는 없을 거야

아이스크림을 한 통씩 퍼먹는 삶은 안녕이다

  ----여기서부터는 미리보기만을 제공합니다---



월간 채널예스 10월호를 받아보게 되었다. 커버에는 얼마 전 읽은 <상관없는 거 아닌가?>의 저자 장기하 님이 있었고, 내지에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장강명 작가님의 칼럼도 있었다. 그리고 88-89 페이지에 내 글이 있었다. 보라에서 인디 핑크로 이어지는 그러데이션이 참 멋진 페이지였다. 내 글을 위해 소중한 나무가 두 페이지 분량이나 할애되다니 어쩐지 몸 둘 바를 모르겠는 느낌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나의 시선이 가장 오래 머문 곳은 글 끄트머리의 작가명과 한 줄 소개글이 적혀 있는 부분이었다.


회사에서는 일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사람들에게 나를 드러낼 수 없었다. 앱스토어에서 사람들은 나를 그냥 퉁쳐서 기획자님, 또는 개발자님이라고 부를 뿐이었다. 그게 못내 섭섭했나 보다. 이렇게 내가 쓴 글 밑에 당당하게 내 이름(이라기보다는 작가명) 세 글자가 걸려있으니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나는 관종인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물성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똑같은 글일 뿐인데 손에 쥐고 부피나 질감을 감각할 수 있는 책으로 받아보니 더욱 특별한 느낌이었다. 아마 이 글을 위해 베어졌을 소중한 나무들, 그리고 이 책을 만들기 위해 고생하셨을 편집자님과 디자이너님 등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내 글이 실린 페이지를 여러 번 쓸어보며 기쁨을 만끽했다. 등단작가가 아니기에 망정이지 등단 작가라도 됐으면 책의 종이가 전부 닳아 없어졌을 것이다.






이전 20화 백수의 일희일비하는 삶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