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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람 Oct 31. 2020

다시 회사로 돌아가더라도

쉬는 동안 만난 사람들, 그리고 나에 대하여

----여기서부터는 미리보기만을 제공합니다---


또 다른 꿈을 만나다



모범피는 에세이보다 소설이 훨씬 좋아.
깜짝 놀랐어.



또 하나의 새로운 문이 살짝 열린 느낌이었다. 얼마 전 소설 수업 합평 시간 때, 작가님이 내 짧은 소설을 보고 해 주신 평이었다. 에세이는 나름 혼자서 습작을 많이 했었지만, 소설은 처음 도전한 것이었기 때문에 정말 의외의 평을 들은 셈이었다. (내가 진짜 소설을 잘 썼다기보다는 입문자용 수업이라 작가님이 칭찬에 후하셨다.)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도전한 소설이었다.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내가 나인 상태로 글을 쓰자니 아무래도 원치 않는 자기 검열을 피해 갈 수 없었다. 글을 쓰면서 늘 솔직하려고 노력했지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 어쩔 수 없이 걸러내야 하는 소재들이 있었고, 나도 모르게 나를 조금씩 포장하려 하기도 했다. 그런 내 모습이 참 마음에 안 들었나 보다. 그래서 아예 다른 인물 뒤에 숨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해보기 위해 소설에 도전했다. 그런데 글쎄, 그 엄청난 세계의 매력을 또 알아버린 것이다.


A4 3장 분량의 짧은 소설을 하나 완성하고 나니, 단편 분량의 소설을 완성해보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면 평생 모르고 지나쳤을 내 안의 작은 가능성이었다. 그리고 며칠 전, 다음 달에 새로 시작하는 소설 수업을 하나 더 등록했다. 오랜만에 순수한 두근거림을 느꼈다. 내일이 기대되는 삶이라니, 이런 날이 내게도 찾아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너무 늦지 않게,

자기 자신을 면밀하게 관찰할 것



사람은 자기 자신을 면밀하게
관찰해야 행복해요.



소설 수업 시간에 작가님이 해주신 이야기가 유난히 선명하게 떠오른다.


세상에는 꽤 많은 문학 소년소녀들이 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삶의 파도에 휩쓸려 문학에 대한 꿈을 잠시 잃어버렸다가, 어느 순간 삶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면 다시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 시기가 너무 늦어지면, 아무리 잘 써보려고 해도 자기 안의 것을 100% 끄집어내기가 어려워진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님은 자기를 항상 면밀하게 관찰하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늘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이것은 비단 문학에 국한된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돌아보니 강의실 안에는 고된 밥벌이를 마친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수업을 들으러 온 멋진 사람들이 가득했다. 그중 한 분은 마지막 수업 시간에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하기 위해서 열심히 돈을 버는 것이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글쓰기 수업에서는 단순히 글 쓰는 것만 배워가는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 waguluz_, 출처 Unsplash



* 커버 출처 :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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