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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즐넛 Apr 10. 2024

먹고살길에 대한 고민은 현재진행형 (1)

끝나지 않은 진로 탐색

내 진로고민은 10년 전에 끝이 난 줄로만 알았다.


나는 틀림없이 초등학교 교사가 될 거고, 나는 정년퇴직할 나이까지 교직에서 일하게 될 줄 알았다. 그게 내 미래인 줄로만 알았다.



사실 초등학교 교사라는 꿈이 정말 내 '꿈'인지, 아니면 '가장 적합하고 편안한 선택지'인지 확신은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평생 그 '꿈'대로 살게 되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건 오산이었다. 교육대학교의 문턱은 나에겐 너무 높았고, 나는 차선책으로 사범대학교를 택했다.

그래, 사실 난 초등학생 별로 안 좋아해. 어느 정도 말이 통하는 중고등학생이 좋지.

중고등학교 교사가 내 적성에 맞다고, 나는 결국 중고등학교 교사가 되어 교직에서 평생 일하리라고 믿었다.



그런데 지금은 또 어떤가? 사범대학교를 졸업했지만, 그리고 임용고시에 응시해 1차에 붙었지만, 결국 최종합격은 물거품이 되었다. 사실 초시였음을 감안하면 한두 번 정도는 더 도전해 봐도 되었겠지만, 1년간의 수험생활이 너무도 고통스러웠으므로, 현재는 동네 학원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다.


나는 또 생각했다.

그래, 공직은 나한테 안 맞아. 열심히 일해도 똑같은 보수를 받기보다, 내가 하는 만큼 받으면서 일해야겠어. 돈 많이 버는 거, 그게 내가 원하는 삶이야.



그런데 정말 그런지... 이제 완전히 모르겠다.



최근에 기간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고 왔다. 기본 주 5-6일 근무, 시험기간에는 주 7일 근무로 지쳐가던 내게, 그 친구는 이번 겨울방학 동안 주말 포함 총 59일 정도를 쉰다고 했다. 그러니까 유급 휴가나 다름없는 기간이 이번 겨울방학에만 2달이라는 거다. 매주 여행을 다니고, 맛있는 걸 먹으며 인스타 게시글 업로드를 하는 친구의 일상을 지켜보았다.


생각해 보니까 난 워라밸이 무척 중요한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교사만큼 워라밸이 좋은 직업이 없네. 그냥 임용고시를 한 번 더 도전해볼 걸 그랬나?


물론 교사는 페이나 방학만을 보고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직업에 대한 사명감을 필수로 갖춰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난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하지 않을 인간은 아니었다. 특히나 기말고사 대비 보충으로 너무도 지쳐있던 내게 '2달간의 휴가'란 정말 충격 그 자체로 다가왔다.



그래서 학원 강사를 관두고 다시 임용고시에 응시하기로 결정했냐고?

글쎄... 사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아직 강사 일을 오래 해 본 것도 아니고, 여러 학원에서 근무해 본 것도 아니니, 섣불리 어느 것이 낫고 어느 것이 더 잘 맞는다고 단언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한 가지 깨달은 것은, 학교를 졸업했다고 진로 고민이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 그리고 실제로 그 직업들을 가져보지 않고는 그것이 나에게 잘 맞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다는 것.


차차 이런저런 일들을 다 해 보고, 서른 초반쯤 결정해야지. 물론 그 이후로도 내 마음은 갈대 같겠지만, 우선은 그렇게 결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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