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의 세계를 넓혀준 사람을 잊지 못한다.“
소설 ‘데미안’에 나오는 구절이라 하는데 어린 시절 읽었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기억이 뚜렷하진 않다. 오히려 최근 유튜브에서 마주한 플레이리스트 때문에 기억난 구절이었을 정도.
어릴 때 부터 성숙한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던터라, 나와 나눈 대화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주변인들의 격려 덕분인지 단단한 사고를 한다고 자부해왔던 나는 오히려 성인이 되고 나서 개인적인 세계관의 방황을 많이 마주하게 되는 듯 하다.
어린 시절 흔들려 본 적이 없어서인지 성인이 되어서 흔들릴 때 더 강한 영향을 받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럴 때 마다 나를 위로해줬던 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찾고, 두 귀를 닫는 행위였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타인의 노력에 눈물샘이 자극되는 타입의 사람이었다. 나도 노력하는 사람이기에,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기에, 내 눈에 비치는 타인의 노력은 내 눈물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어린 시절 세상으로부터 내 귀를 닫아준 소중한 음악들이 내 감정을 책임져준 매개였다면 뮤지컬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와 넘버는 시각적인,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노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장면이다.
서른이 되어 처음 접하기 시작한 뮤지컬이지만, 내가 사랑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이 담겨 있는 이 매개는 벌써부터 평생 함께 하고 싶은 것이 되어있다. 내게 새로운 세상을 인도해준 아름다운 사람과 이 기쁨과 위로를 평생 함께 받을 것!